코로나로 못 만난지 3년 만에 한강회 모임을 송추에서 가졌다. 북한산 둘레길에 들어섰는데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하여 잠깐만 걷다가 돌아섰다. 등산로 입구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렸다며 입산 통제 입간판이 세워졌다.
사람은 처음과 마지막을 각별히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내 경우에는 첫 발령을 받은 직장과 마지막에 명퇴를 한 직장에 유독 애정이 간다.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처음은 처음이라서, 끝은 끝이라서 그렇다. 한강회는 내 마지막 직장에서 만난 비슷한 또래의 동료들이다.
넷 중에 셋은 코로나를 피했고, 한 사람은 두 차례나 걸렸다고 한다. 그나마 쉽게 지나갔다니 다행이다. 점심 식사 후에 카페에 들렀는데 넓은 실내가 사람으로 바글바글했다. 나는 자꾸만 움츠러들었는데 이젠 코로나를 아무도 의식하지 않는 것 같았다.
H가 거주하는 송추의 주택에 들렀다. 잘 지은 전원주택 단지였다.
코로나로 사람과의 접촉을 삼갔는데 이제는 원상회복해도 될 것 같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피곤하지만 기쁨을 주는 측면도 있다. 돌아올 때는 억수로 퍼붓는 빗속을 달렸다. 이제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