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가 소개해 준 집을 보기 위해 아내와 횡성에 다녀오다. 전원의 삶에 대한 꿈은 내면에 잠복하고 있다가 계기가 되면 활활 불타 오른다. 사그라지다가 바람을 만나서 살아나는 불꽃과 같다. 식겁을 한 쓰라린 경험이 있건만 전원에 대한 로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실제로 현장에서 확인해 보니 터는 괜찮은데 주택은 미비한 점이 있었다. 전세를 얻어 주말 전원주택 개념으로 쓸 수 있다면 고려해 볼 수 있는 집이었다. 횡성을 오가면서 이젠 큰 판을 벌이기에는 내 나이도 한계에 이른 느낌이 들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양평에서 새 집을 짓고 있는 지인에게 들렀다.
시골길에서는 멋진 전원주택들이 자주 눈에 들어왔다. 저런 집을 갖고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사람살이의 행불행이 단지 집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으로 돌아왔다. 집이 넓고 예쁘다고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넓고 예쁘다는 보장은 없을 것 같다.
최근에 방영된 드라마인 '나의 해방일지'를 어제부터 다시보기로 보고 있다. 산본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며 고단하게 살아가는 세 청춘 남녀의 이야기인데, 1회인가에 막내인 미정이 이렇게 묻는다. "우리가 서울에 살았으면 달라졌을까?" 사는 장소나 거처를 바꾼다고 과연 무엇이 달라질까, 그것은 나에게 묻는 질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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