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헬란티로푸스 차덴시스, 오로린 투게넨시스, 아르디피테쿠스 카다바, 아르디피테쿠스 라미투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나멘시스, 오스타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가르히,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에티오피쿠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보이세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로부스투스, 호모 하빌리스, 호모 에렉투스,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 호모 플로레시엔시스,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호모 사피엔스
약 700만 년 전에 인류와 유인원의 공통조상에서 한 갈래가 나오고, 400만 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속, 250만 년 전 호모속으로 이어지면서 지금의 호모 사피엔스에 이르렀다. 그동안 인류라 칭할 수 있는 25개가 넘는 종이 존재했지만 단 하나만 살아 남았다. <절멸의 인류사>는 인류 진화의 긴 여정을 다룬 책이다.
일본의 분자고생물학자인 사라시나 이사오가 쓴 <절멸의 인류사>는 자신의 전공인 동물 골격의 진화 연구를 기반으로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일상의 예를 들면서 중고등학생도 읽을 수 있게 쉽게 씌여졌다. 이 책에서 특이한 점은 우리(호모 사피엔스)가 살아남은 이유가 '약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점이다. 진화의 과정을 추적해 보면 신체적으로 불리한 종이, 무기가 없는 쪽이, 보온에 취약한 종이 결과적으로 살아남게 되었다는 것이다.
약육강식의 자연계에서 육체적으로 불리한 종은 생존하기 위해 다른 기능을 개발하게 된다. 물론 다수의 종은 그런 과정에서 멸종했을 것이다. 그중에서 특별하게 운이 좋았던 종은 자신이 보지하게 된 특수한 능력으로 - 호모 사피엔스에게는 뇌의 발달 - 살아남았고 결국은 으뜸종으로 우뚝 섰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우연과 행운이 작용했을 것이다.
700만 년 전에 침팬지류에서 인류가 분리되면서 둘은 서로 다른 진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인류는 직립이족 보행을 하기 시작했고 송곳니가 줄어들었다. 인류가 흉기로 사용될 수 있는 송곳니를 버렸다는 것은 인류가 서로 위협하거나 죽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은이는 설명한다. 인류가 되면서 온순한 존재로 변했다고 보는 점도 재미있다. 또한 직립이족 보행도 함께 식량을 나누고 운반하기 위해 손을 쓰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음식물 운반 가설). 인류는 약했기 때문에 삼림에서 쫓겨났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다른 동물이 가지지 못한 능력을 장착하게 되었다.
약 180만 년 전에는 호모 에렉투스가 아프리카를 떠나 유럽으로 진출했다. 적어도 10만 년 전까지는 지구상에 호모 사피엔스를 비롯해 네안데르탈, 데니소바, 호모 플로레시엔시스 등이 공존하고 있었다. 그러나 호모 사피엔스가 영역을 넓히면서 나머지는 멸종하게 되고 우리만 남게 되었다. 두뇌가 우리보다 크고 신체적으로도 더 강한 네안데르탈인까지 예외는 아니었다. 그들은 아쉽게도 너무 힘을 쓰지 못하고 사라져 갔다.
지은이는 호모 사피엔스의 특징으로 환경에 대한 적응력과 다산을 꼽는다. 다른 말로 하면 새끼를 많이 낳는 호기심 많은 영악한 종이다. 어쨌든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하면서 다른 인류를 비롯해 수많은 종이 멸종하고 지구는 큰 변화/진통을 겪고 있다. 궁금한 것은 앞으로 호모 사피엔스가 어떤 종으로 진화해갈 것인가이다. AI의 발달로 기상천외한 자연과 인공의 결합물이 탄생할지 모른다. 우주로 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변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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