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공이 말했다. "주의 잘못도 이렇듯 심하지는 않았다. 그러므로 참된 인물은 밑으로 내려가기를 싫어하는 것이니, 천하의 악이란 악은 다 그리로 밀려들기 때문이다." 子貢曰 紂之不善 不如是之甚也 是以君子 惡居下流 天下之惡皆歸焉 - 子張 14 국가 관계에서는 승자가 선이고 패자는 악이다. 새로 창업한 나라는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멸망한 나라를 희생양으로 삼아야 한다. 역사 기술도 오염될 수밖에 없다. 마지막 군주는 음란하고 잔인한 폭군으로 만들어진다. 나라가 망한 게 어찌 한 사람의 잘못만이겠는가. 누대에 걸친 적폐가 쌓여서 그때 곪아 터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자공이 주왕을 바라보는 시선은 일말의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한 번 둑이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다. 똥에 구더기가 들끓듯 천하의 악이 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