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일일까, 올해는 늦봄부터 초가을인 지금에 이르기까지 미세먼지 염려 없이 살고 있다. 연일 맑고 푸른 날이다. 시국은 어지러워도 자연은 더없이 청명하고 밝다. 이 좋은 날씨에 이끌려 아내와 밖에 나섰다. 반짝이는 가을 햇살이 좋아 일부러 선크림을 바르지 않고 반바지도 입었다. 피부도 얼마나 생생한 햇빛을 원하겠는가. 드러낼 수 있는 한 한껏 쬐어주고 싶었다. 그늘이 아니라 햇볕 따라 걸었다. 후줄근한 마음도 이 쨍한 햇볕에 말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뽀송뽀송해진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다. 비 뒤여서인지 목현천 냇물이 더욱 깨끗하다. 송사리떼가 바쁘게 돌아다닌다. 목현천은 경안천과 합류하며 넓은 하천이 된다. 더 내려가면 경안천은 한강과 합쳐진다. 세상 살면서 근심 걱정 없길 어찌 바랄 수 있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