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이 날카롭고 짜증이 늘어났다. 머리가 무겁고 사는 게 별 재미가 없다. 무엇보다 잠을 편안히 자지 못하는 영향이 크다. 기본에서 덜거덕거리니 우울감이 찾아오지 않을 수 없다. 계절마저 가을로 접어들고 있다. 가볍게 배낭을 매고 뒷산에 오른다. 목 마른 것도 참고 한 번의 쉼도 없이 정상에 이른다. 바지런히 걸으니 꼭 한 시간이 걸린다. 땀을 흘리니 몸이 개운하고 머리도 조금은 가벼워진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했다. 모든 게 내 '마음'으로부터 기인한 게 아니겠는가. 바깥 탓을 대지만 사실은 내면에 관한 문제다. 깊게 심호흡을 한다. 산길에서 도토리를 줍는 한 남자를 만났다. 인공관절 수술을 한 사연이며, 이런저런 살아가는 얘기를 들었다. 일흔 셋인데 지금도 버스를 몬다고 했다. 직장인을 아침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