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고향 내려가는 길이 굉장히 막혔다. 평소 두 시간이면 넉넉하던 길이 여섯 시간이나 걸렸다. 이번 추석에는 첫째가 동행했다. 며칠 전에 운을 떼었더니 기꺼이 내려가겠다고 했다. 내심 고마웠다. 조카 식구가 캐나다로 이민을 가는 바람에 모이는 숫자가 단촐해졌다. 동생과 차례를 지내고 조상 산소를 찾아뵈었다. 엎드려 절 할 때에 조상님께 면구스럽기만 했다. 하늘에서 내려보신다면 형제, 친척간의 우애를 제일 바라실 게 아닌가. 이런 말이 있다. "효도하고 우애하지 않는 자는 있어도, 우애하는 자로서 효도하지 않는 자는 없다." 9월 13일이 추석이니 올 한가위는 무척 빠른 편이다. 들의 벼는 이제 익기 시작한다. 어머니가 계시니 명절에 고향을 찾는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교통 정체에 시달리며 찾아갈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