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리에 예민해서 탈이다. 다른 데는 둔한 편인데 유독 소음에는 까다롭다. 그래서 사는 데 피곤하다. 도시에 살면서 소음에서 벗어날 수 없다. 어디를 가나 소리에 둘러싸여 있다. 소음 공해라는 말도 있다. 소음에 오래 노출되면 대개 무감각해지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데, 나 같은 경우는 반대로 점점 예민해진다. 소음에 대한 면역이 약하다. (시골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조용한 곳을 찾아 시골살이할 때 옆집 개 때문에 잠을 설친 적이 많았다. 시골 마을의 개 짖는 소리도 만만치 않다.) 바깥에서 여러 명이 만나는 모임이 꺼려지는 이유 중 하나가 왁자지껄한 분위기 때문이다. 술이라도 몇 순배 돌면 각자 목소리가 커지고 시장 바닥처럼 변한다. 대화의 소재가 무엇이든 이 정도 되면 골치가 지끈거린다. 언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