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에서 잠자고 있는 옛 책을 다시 읽기로 한다. '다읽'은 '다시 읽기'의 줄임말이다. 코로나가 가르쳐 준 것 중 하나가 가까이 있는 것의 소중함이다. 방안을 가득 채우던 많은 책을 버렸을 때, 차마 떠나보내기 아까운 일부 책은 남겨 두었다. 언젠가는 다시 한번 읽어야지, 했는데 그때가 지금인 것 같다. '다읽'의 첫 번째 책은 중국의 오경웅(吳經熊) 선생이 쓴 다. 선(禪)에 관한 안내서로 이만한 책이 없다고 생각한다. 딱딱한 이론서가 아니라 선승의 생애와 일화 중심으로 쉽고 재미있게 선의 핵심을 풀이했다. 지은이인 오경웅 선생은 가톨릭 신자인 것이 특이하다. 1899년 중국에서 태어나 법학을 공부하고 바티칸 교황청 공사로도 근무했다. 특정 종교에 얽매이지 않고 폭넓게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이런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