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에 기상하여 헤드랜턴 빛에 의지해서 짐을 싼다. 이젠 침낭을 거두는 데도 숨이 차고, 등산화 끈을 매는 데도 호흡을 가다듬어야 한다. 폐가 산소를 더 달라고 아우성친다. 여기 산소 농도는 해수면의 60%다. 새벽바람이 거세고 차갑다. 옷을 두껍게 껴입고 식당에 가서 계란후라이와 누룽지로 아침 식사를 한다. 뜨끈한 누룽지 끓인 물이 들어가니 해장을 한 듯 속이 풀어진다. 아침 해가 떠오르면 상황이 일변하고 공기는 금방 데워진다. 대기의 방해를 덜 받고 내리쬐는 햇살이 눈이 부시도록 따갑다. 하늘은 푸르다 못해 검은색이다. 공기가 희박해서 공기 분자의 산란이 그만큼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랑탕 계곡의 끝 마을인 캰진곰파까지 간다. 캰진곰파는 랑탕 트레킹에서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마을로 이곳에서 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