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더니 이틀째 이어진다. 미열도 있다. 그저께 비 내리는 궂은 날씨에 서울에 다녀온 후유증이 아닌가 싶다. 소주 한 병이 좀 과했던 게 아닌가도 여겨진다. 때가 때인지라 혹 코로나가 아닌가 은근슬쩍 걱정도 된다. 침대에 누워 라디오를 듣고 있는데 슈만의 연가곡인 '시인의 사랑'이 흘러나온다. 문득 50여 년 전의 고등학생 시절로 되돌아간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음악 선생님은 성악가였는데 특이한 면이 있었다. 외모는 레슬러처럼 우락부락했고, 성격이 시원시원하면서도 괴팍한 면이 있었다. 좋게 보면 예술가적 기질이 다분했다. 목소리가 엄청 컸는데 한 번 화를 내면 천둥 백 개가 몰아치는 듯 했다. 이 음악 선생님이 음반을 냈는데 타이틀이 바로 '시인의 사랑'이었다. 슈만은 어렵게 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