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무게가 100g 남짓하지만 평생 523,000km를 넘게 날았다. 지구에서 달까지 갔다가 다시 반쯤 돌아오는 거리다. 그래서 별명이 '문버드(Moon Bird)다. 이 새는 붉은가슴도요의 아종인 루파로 발에 찬 플랙에 적힌 이름은 'B95'다. B95는 산꼭대기만큼 높은 상공에서 먼 옛날부터 쓰였던 하늘길을 날아 번식지를 오간다. 매연 2월이면 B95는 남아메리카의 끝 파타고니아에서 캐나다 북극권으로 날아가 번식한 뒤 늦여름에 다시 남쪽으로 돌아온다. 는 20년을 살면서 50만 km를 넘게 비행한 B95라는 한 작은 새에 대한 관찰 기록이다. 이렇게 작고 연약한 생명이 어쩌면 그렇게 강할 수 있는지, 이 책을 읽으면 절로 경외감이 인다. 얘들은 무엇 때문에 매년 지구의 끝에서 끝까지 긴 여행을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