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 선생의 철학 산문집이다. 철학이란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는 것일진대, 제목처럼 이 책의 중심 주제는 '경계적 삶'이다. 여러 매체에 발표한 글을 모은 탓에 산만하긴 하지만 선생이 말하려는 바는 명료하게 읽힌다. '경계, 비밀스러운 탄성'이라는 서문에서 선생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경계에 있을 때만 오롯이 '나'다. 경계에 서지 않는 한, 한쪽의 수호자일 뿐이다. 정해진 틀을 지키는 문지기 개다. 경계에 서야 비로소 변화와 함께 할 수 있다. 변화는 경계의 연속적 중첩이기 때문이다. '진짜 나(眞我)'는 상相에 짓눌리지 않는 존재다. 이러면 부처가 되는 필요조건은 일단 채워진다. 동네 부처라도 될 요량이면 경계의 흐름 속으로 비집고 스며들어야 한다. 경계에 서 있으면 과거에 붙잡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