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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비름 비빔밥 / 조성순

입에 녹는 안심살, 감칠맛 돌가자미, 세상의 별난 음식 먹어봐도 몇 번이면 물리고 말지. 고구마밭 지심맬 제 이랑 고랑 지천으로 자라 뽑아도 뽑아도 질긴 생명력으로 힘들게 하던 쇠비름, 다른 놈들은 뽑아서 흙만 털어놓으면 햇볕에 말라 거름이 되는데 이놈은 말라죽기는커녕 몇 주 후라도 비가 오면 어느새 뿌리를 박고 살아나지. 하는 수 없이 밭고랑 벗어난 길에 던져놓아 보지만 오가는 발길에 수없이 밟혀 형체도 분간 못할 지경이 되고서도 비만 오면 징그럽게 살아나는, 시난고난 앓고 난 뒤, 먹고 싶었다. 푹 삶은 쇠비름, 된장 고추장 고소한 참기름으로 비빈 - 쇠비름 비빔밥 / 조성순 쇠비름을 보면 외할머니 생각이 난다. 중학생 시절 읍에서 외할머니와 둘이 살 때, 여름 별미는 된장으로 무친 쇠비름이었다. 보..

시읽는기쁨 2021.06.29

텃밭 네 이랑

한 이랑으로 시작한 텃밭이 야금야금 넓어지더니 네 이랑으로 늘어났다. 작물을 가꾸다 보니 아내는 자꾸 욕심이 생기나 보다. 작은 텃밭이지만 자라는 채소가 12종이나 된다. 어제는 새로 만든 이랑에 거름을 넣고 비닐을 덮는 작업을 했다. 힘이 들어가는 일은 내가 도와주지만 대부분의 텃밭 관리는 아내의 몫이다. 억지로가 아니라 본인이 원해서 하는 일이다. 텃밭에 나가 흙을 만지면 잡념이 사라져서 좋다고 한다. 처음 시작할 때 남자의 도움이 필요한 일 외에는 나는 관여하지 않기로 다짐을 받았다. 다행히 올해는 비가 자주 내려서 물 주는 수고도 할 필요가 없었다. 덕분에 우리 식탁에는 상추, 겨자, 고추, 깻잎 등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점심은 거의 쌈이다. 바로 따온 싱싱한 채소는 훨씬 더 맛이 있다...

사진속일상 2021.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