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가 뒷산을 호령하는 계절이다. 이때가 되면 뻐꾸기와 검은등뻐꾸기 노랫소리가 바람을 타고 날아와 하루 종일 집안을 채운다. 뻐꾸기는 자신이 뒷산의 주인이라는 듯 소리도 우렁차다. 오래전부터 검은등뻐꾸기를 만나보고 싶었지만 두 눈으로 직접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오늘도 혹시나 하는 기대를 안고 뒷산을 오른다. 다행히 검은등뻐꾸기는 먼 곳이 아니라 산길 주변을 맴돌며 노래한다. 내 머리 바로 위에 찾아오기도 한다. 그러나 소리만 들릴 뿐 아무리 눈을 부릅떠도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여름이 되면 나뭇잎이 무성해서 새와 만나는 데 방해가 된다. 새들은 은폐하기 좋겠지만 탐조가는 애간장을 태워야 한다. 들리는 소리를 짐작해 검은등뻐꾸기가 있을 나무를 지목하고 샅샅이 훑어도 어디 숨었는지 보이지 않는다. 나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