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H가 북한강변에 독서당(讀書堂)을 마련해서 조용히 책 읽고 글 쓰며 살고 있다는 얘기는 연전에 들었다.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마침 통화가 되었고, 몇 번 약속이 어긋나다가 마침내 어제 찾아가 보게 되었다. H는 교직에 있으면서 늦은 나이에 대학원을 다니고 박사 학위를 딴 학구적인 후배다. 퇴직을 하고 책을 원 없이 읽고 싶다며 남양주에 거처를 마련했다고 한다. 강변에 자리 잡은 전원주택의 2층에 세를 들어 지내고 있었는데, 내가 상상한 소박한 오두막과 달리 넓고 럭셔리했다. "언제 이렇게 부르주아로 변신한 거야?" "그동안 고생한 나에게 내가 주는 선물인 거죠." 주위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길을 당당히 걸어가는 후배가 대견하고 부러웠다. 나도 세컨드 하우스 개념의 이런 공간 하나 빌리고 싶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