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 추위가 찾아왔다. 낮 기온도 영하 5도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고 쌀쌀하다. 하지만 바람 없고 햇빛 쨍한 날이라 중무장을 하고 밖에 나섰다. 올해 들어 첫 외출이면서 첫 뒷산이다. 부지런히 걷다 보면 땀이 배다가 잠깐 머뭇거리면 싸늘해져 다시 모자를 푹 눌러 쓴다. 겨울 산길 위로 나무 그림자가 열을 맞춰 가지런하다. 정상 아래 나의 쉼터는 남향으로 양지바른 곳이다. 오래 앉아 있어도 추위를 잊을 정도로 따스하다. 심리적으로 느끼는 포근함이 더해진다. 한 번 앉으면 일어서기가 싫다. 코로나 탓인지 산길 옆에 있는 골프장은 적막강산이다. 처음으로 필드에 들어가 본다. 골프 선수나 되는 듯 가상의 공을 향해 빈 팔을 휘두른다. 와- 하는 갤러리의 환성이 들리는 것 같다. 현직에 있을 때 수능 검토위원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