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고성 2

건봉사 소나무

건봉사를 내려다보는 산등성이에 우뚝 서 있는 멋진 소나무다. 건봉사는 유난히 산불과 전란의 피해가 컸다. 그래서 사찰 건물은 여러 번 소실되고 복원되기를 반복했다. 나무도 예외가 아니었다. 수많은 나무들이 화마를 당해 죽었지만 이 나무는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나무 바로 밑에 있는 전각들이 불에 탈 때도 피해가 없었다. 오히려 여느 나무보다 훨씬 더 당당하다. 수령은 300년쯤 되었으리라 추정한다. 옆에 서면 고난을 이겨낸 생명체의 기운이 느껴지는 건봉사 소나무다.

천년의나무 2017.09.25

건봉사 팽나무

고성에 있는 금강산 건봉사(乾鳳寺)는 신라 법흥왕 7년(520년)에 아도(阿道) 화상이 창건한 고찰이다. 조선 시대 때는 전국 4대 사찰의 하나로 규모가 컸으며, 사명대사가 승병을 일으킨 호국 도량이기도 하다. 그런데 한국전쟁 중 남북 간 치열했던 공방의 중심에 위치해 있어서 완전히 폐허가 되었다. 1990년대 들어서부터 복원이 시작되고 있다. 건봉사 불이문(不二門) 옆에 500년 된 팽나무가 있다. 끔찍했던 병화(兵火)를 이기고 살아남았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전쟁 전 766칸에 달했다는 건물이 모두 소실되었는데 유일하게 불이문과 이 팽나무만 살아남았다. 수백 년을 살아가는 고목을 보면 뭔가 신령한 기운이 도와주는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수없는 천재지변에 견뎌내지 못한다. 이 나무도 마찬가지다...

천년의나무 2012.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