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공주 3

소학동 느티나무

공주시 소학동에 있는 느티나무다. 느티나무 옆에 효자향덕비(孝子向德碑)가 있다. 향덕은 신라 경덕왕(742~756) 때의 효자로 우리나라 최초로 정려(旌閭)를 받은 인물이다. 향덕은 흉년으로 부모가 굶주림과 병고에 시달리자 자신의 살을 베어 봉양하는 등 부모를 정성껏 모셨다고 한다. 충효를 기본 이념으로 하는 조선에서 향덕은 모범적인 교범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 느티나무의 수령은 500년으로 추정한다. 나무는 몸통의 많은 부분이 보형재로 채워져 있고, 또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지팡이에 의지해서 노구를 지탱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래도 잎을 보면 수세는 왕성하다. 아마도 효자 향덕의 넋이 깃들인 나무가 아닐까 싶다.

천년의나무 2022.11.06

마곡사 향나무

마곡사(麻谷寺)는 김구 선생이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분노로 일본군 장교를 살해하고 몸을 피해 다니다가 숨어지내기 위해 행자 시절을 보냈던 절이다. '백범일지'에는 그 과정이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중이 되려면 제일 먼저 자기 마음을 낮추어야 한다고 하며, 사람에게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금수나 곤충에게까지 자기 마음을 낮추지 않으면 지옥의 고통을 받는다고 하였다. 전날 밤 나를 찾아와 자기 상좌가 되어 달라고 할 때에는 지극히 공손하던 하은당부터 “얘, 원종아”를 기탄없이 부르고, “생긴 것이 미련스러워서 고명한 중은 되지 못하겠다. 얼굴이 어쩌면 저다지도 밉게 생겼을까? 어서 나가서 물도 긷고 나무도 쪼개거라.” 한다. 나는 깜짝 놀랐다. 망명객이 되어 사방을 떠돌아다니던 때에도 내게는 영웅심과 공..

천년의나무 2008.08.17

마곡사 잣나무

절집에 있는 잣나무는 의미가 남다르다. 나무에 관심을 가지면서부터는 절에서 가끔씩 오래된 잣나무를 만나게 되고 그럴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저 나무 하나에서 수행의 길이 시작되는 것이다. 마곡사 대웅전 앞 뜰에는 단정하게 생긴 잣나무가 있다. 그 생김새가 깔끔하고 미끈하여 누구나의 시선을 끈다. 땅에서 올라온 줄기가 포크처럼 세 갈래로 갈라졌는데 그 대칭 구조가 기하학적으로 아름답다. 단순미라고 할 수도 있겠다. 키는 약 30 m 쯤 된다.

천년의나무 2008.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