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빈산 소나무 예빈산 직녀봉으로 가다가 만난 소나무다. 모습이 범상치 않아 눈이 휘둥그레졌다. 산에서 이런 소나무를 만나는 일은 드물다. 나무는 몸통에서 줄기가 셋으로 갈라져서 지면과 나란히 퍼졌다. 땅 경사와 비슷한 게 흥미롭다. 나무에 대한 설명이 없어 수령은 알 길이 없으나 최소 100년은 넘어 보인다. 보호수로 지정해도 마땅할 것 같다. 소나무 주변에는 남산제비꽃이 군데군데 피어 있다. 천년의나무 2022.04.20
양지리 향나무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향나무는 11개다. 그중 하나가 남양주시 오남읍 양지리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232호의 이 향나무다. 옆에 거창 신씨 선조를 모신 묘소와 건물이 있는데, 이 향나무는 묘와 연관이 있을 것이다. 양지리 향나무는 굵은 줄기가 여러 개의 가지로 균형 잡히게 갈라져서 단정한 모양을 하고 있다. 용틀임하는 향나무와는 모양새가 다르다. 입구 쪽에서는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는 나비 같이 보인다. 어느 방향에서 보더라도 전체적으로 품위 있고 늠름한 모습의 향나무다. 향나무는 마을 끝 막다른 곳에 있다. 나무를 보고 나가다가 해프닝이 있었다. 지나던 트럭이 도랑에 빠져서 나가는 길을 막아버린 것이다. 견인차가 와서 트럭을 끌어낼 때까지 꼼짝없이 갇혔다. 덕분에 1시간 가까이 향나무 아래서 시.. 천년의나무 2020.07.31
능내리 느티나무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고향이다. 이곳도 전에는 광주군에 속했다. 강에서 떨어져 예빈산 쪽으로 들어간 동네에 이 느티나무가 있다. 안내문에는 수령 500년, 나무 높이 16m, 둘레 5m로 되어 있다. 그러나 눈짐작으로는 500년까지는 되어 보이지 않는다. 지금 이 마을은 예쁜 전원주택이 많이 들어와 있다. 나무는 마을 위쪽에 있는데, 옛날에도 여기까지 사람들이 살았던 것 같다. 그 흔적이 이제 나무로만 남아 있다. 천년의나무 2017.06.14
수종사 은행나무(2) 기운차고 늠름하다. 천군만마를 호령하는 대장군의 모습이다. 운길산 중턱 해발 400m쯤 되는 곳, 수종사 입구에 서 있다. 아래로 두물머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다. 수종사 중창의 주역은 세조였다. 이 은행나무도 세조가 직접 심었다고 전해진다. 1459년의 일이니 지금으로부터 555년 전이다. 이만한 세월에도 세조의 기세는 여전히 나무에 살아있다. 이 나무를 바라보면 왠지 불끈 힘이 솟는 느낌이다. 인고의 세월을 견디고 거인이 된 한 생명체가 있다. 낙담하고 의기소침해졌을 때 이 나무 옆에 서 보라. 가슴을 열고 나무가 주는 기운을 받으라. 당당히 고개 들고 다시 세상을 살아갈 힘을 당신은 얻을 것이다. 천년의나무 2014.02.23
송촌리 은행나무 이 은행나무가 있는 곳은 한음 이덕형(李德馨, 1561~1613) 선생의 별서터다. 선생은 45세 되던 1605년에 부친을 모시고 이곳으로 내려왔다. 집과 정자 두 개가 있었다는데 지금은 정자 하나만 복원되어 있다. 그리고 선생이 직접 심었다고 전해지는 은행나무 두 그루가 400년 세월을 지나 말없이 서 있다. 하마석으로 쓰인 노둣돌도 남아 있다. 옆에는 친절하게 말 조각상을 세워 놓았으나 어딘지 생뚱맞아 보인다. 나무는 상당히 노쇠하다. 겨울이라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가 보다. 선생은 두 나무를 심으면서 한 그루는 오성, 다른 그루는 한음이라고 여기면서 다시 만나길 간절히 기원했다고 한다. 어렸을 때 오성과 한음의 이야기는 역사 야사로 재미있게 읽었다. 별서는 찾아볼 길 없는데 은행나무와 노둣돌이 그때의.. 천년의나무 2014.02.18
적갑산 물푸레나무 군락지 경기도 남양주시 적갑산에 물푸레나무 군락지가 있다. 나무의 나이나 한 자리에 모여 있는 것으로 보아 인공 조림을 한 흔적이 보인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여러 그루의 물푸레나무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물푸레나무는 가지 껍질을 벗겨서 물에 담그면 물빛이 푸르게 변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그래서 옛날에는 수청목(水靑木)이라고도 했다. 재질이 단단해서 농기구 등 쓰임새가 아주 많았다. 또 곤장이나 훈장의 회초리로도 썼다고 한다. 지금은 야구방망이나 스키 같은 운동기구로도 사용된다. 그래서 오래된 물푸레나무는 만나기가 어렵다. 쓰임새가 많으면 일찍 죽는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진한 회색 줄기에 흰색의 무늬가 불규칙하게 나 있는 것이 물푸레나무의 특징 중 하나다.나무는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좀 산만한 느낌.. 천년의나무 2009.02.26
수석동 느티나무 한강변에 있는 마을을 보면 부럽다. 산을 등지고 앞으로 한강을 바라보는 조망이 좋기 때문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수석동 마을도 마찬가지다.그러나 너무 서울 가까이에 있어 옛 마을의 정취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곳도 대부분의 집들이 음식점 영업을 하는 먹거리 마을로 변했다. 다만 오래된 느티나무 두 그루가 있어 마을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안내문에는 수령이 200년으로 적혀있는데 나무의 크기로 보면 그 이상 되는 것으로 보인다.줄기의 둘레가 거의 6 m에 이른다. 이 나무들은 마을의 앞에 있으면서 오랜 기간정자나무 역할을 해 왔을 것이다.나무 아래에 앉아 있으면 바로 발 아래로 한강이 흘러가고 멀리 검단산과 예봉산이 보인다. 이곳에 정자 하나쯤 있어도 좋은 아주 경치가 좋은 곳이다. 고목이 있는 마을은 왠지.. 천년의나무 2008.06.29
수종사 은행나무 경기도 운길산에 있는 수종사는 특이하게 창건 설화에 세조가 등장한다. 1459년, 세조가 금강산을 구경하고 환궁하는 도중 양수리에서 일박하게 되었는데, 밤에 은은한 종소리가 들려와 알아보니소리 나는 곳에 고찰의 흔적이 있었고 바위굴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공명되어 종소리로 들린 것이었다. 그래서 새로 절을 창건하고 이름을 수종사(水鐘寺)로 했다고 한다. 수종사 은행나무는 세조가 절을 창건한 것을 기념해 심은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나무의 나이도 500여 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만한 세월이 무색치 않을 정도로 둘레가 7m에 이르는 큰 나무이다.평지가 아닌 산비탈에서 자라고 있어 더욱 웅장해 보인다. 이 은행나무는 아마 우리나라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에서 자라는 나무일 것이다. 수종사에서 바라보는 두물머.. 천년의나무 2007.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