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운길산에 있는 수종사는 특이하게 창건 설화에 세조가 등장한다. 1459년, 세조가 금강산을 구경하고 환궁하는 도중 양수리에서 일박하게 되었는데, 밤에 은은한 종소리가 들려와 알아보니소리 나는 곳에 고찰의 흔적이 있었고 바위굴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공명되어 종소리로 들린 것이었다. 그래서 새로 절을 창건하고 이름을 수종사(水鐘寺)로 했다고 한다.
수종사 은행나무는 세조가 절을 창건한 것을 기념해 심은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나무의 나이도 500여 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만한 세월이 무색치 않을 정도로 둘레가 7m에 이르는 큰 나무이다.평지가 아닌 산비탈에서 자라고 있어 더욱 웅장해 보인다.
이 은행나무는 아마 우리나라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에서 자라는 나무일 것이다. 수종사에서 바라보는 두물머리 일대의 경치가 워낙 빼어나기 때문이다. 수종사에 올라 이 은행나무 아래에 앉아탁 트인 조망을 보노라면 짧은 인생에서 아둥바둥 살아가는 내 좁은 소갈머리가 조금은 트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