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봉원사(奉元寺)는 신라 시대에 도선국사에 의해 '반야사'라는 절로 창건되었다. 그 뒤 조선시대 영조대에 이웃인 지금의 자리로 이전했다고 한다. 이곳에 자리잡은 지는 300년 정도가 되는 셈이다.
봉원사는 우리나라 태고종(太古宗)의 총본산이다. 태고종은 해방 후 대처와 비대처 제도간의 갈등이 심할 때 대처승들이 조계종에서 분리, 독립해 나온 종단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스님의 결혼을 허락하는 유일한 종단이다.
봉원사에는 오래된 느티나무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이 느티나무는 밑둥 줄기가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는 특이한 생김새를 하고 있다. 보통 느티나무는 하나의 원줄기에서 가지가 방사형으로 뻗어나는데, 이 나무는 줄기 자체가 처음부터 갈라지고 뒤틀린 기묘한 모양이다. 마치 분재 같은 느낌을 받는다.
수령은 400년 정도로 추정된다는데, 나무의 형상에서는 그동안의 힘들고 고달팠던 세월이 읽혀져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짠해진다. 그러나 갈색 빛깔로 물든 나뭇잎이 눈부신 이 나무는 전체적으로 무척 건강해 보인다. 이렇듯 고난의 세월을 이겨내고 당당히 자란고목에서는 엄중한 삶의 무게가 느껴져 절로 겸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 나무는 1972년에 보호수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