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남대리 소나무

샌. 2007. 11. 6. 15:34



부석면 남대리는 큰 산으로 둘러싸인 오지 마을이다. 지난 번에 마구령을 넘으려고 잠시 지나쳤는데, 옛 흔적을 찾아보려 했지만 시간 여유가 없어서 찬찬히 둘러보질 못했다.

 

지금은 40 가구 정도밖에 안 되지만 예전의 남대리는 200 가구 이상이 모여 사는 큰 동네였다고 한다. 소백산맥 넘어 부석장을 보러 오가는 장꾼들이 하룻밤을 묵거나 쉬어 갔을 터으므로 주막집들도 여럿 있었을 것이다. 지금도 주막거리의 흔적은 남아 있다.

 

옆으로는 남대천이 흐르고, 새로 포장된 현대식 아스팔트 도로가 지나가는 길에 깔끔하게 정리된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굉장히 신경을 쓴 정성이 느껴지지만 남대리라는 이미지와는 맞지 않아 조금은 곤혹스러웠다. 정비를 하는 것은 좋지만 옛 산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되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나무들은 공원 한 켠에 있었는데, 앞의 소나무는 200년이 되었고, 뒤의 음나무는 300년이 되었다고 안내문에 적혀 있다. 예전에는 이곳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광장 역할을 했을 것이다. 여름이면 따가운 햇볕을 피해 이 나무들 아래에서 쉬었을 것 같다. 그리고 나무를 중심으로 해서 주막들이 앉아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것은 사라지고 이제는 두 그루 나무만 남았다. 저 나무들은 지금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무상한 세상의 철리를 나무들은 그저 잠잠히 내밀화하고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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