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양양 2

의상대 소나무

2005년의 산불로 낙산사가 불탔을 때 이곳 의상대(義湘臺) 소나무도 피해를 보았다. 의상대를 둘러싸고 있던 노송들이 사라진 건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다행히 몇 그루는 살아남아 옛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에는 소나무 줄기 사이로 겨우 바다를 볼 수 있었는데 이젠 휑하니 시야가 트였다. 그러나 상실감으로 아픈 풍경이었다. 이곳 의상대 앞바다는 어린 시절부터 추억이 깃든 장소다. 아버지를 따라와서 바다를 처음 본 곳도 여기였다. 그 뒤로도 동해안 여행을 하면 이곳이 빠지지 않았다. 그런데 산불 이후로 의상대는 많이 변했다. 내 기억에 간직된 의상대는 사라졌다. 뭔가가 허전하고 쓸쓸해서 뒤돌아서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천년의나무 2012.09.10

하조대 소나무

양양에 있는 하조대(河趙臺)는 조선의 개국공신인 하륜(河崙)과 조준(趙浚)이 이곳에서 잠시 은거하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바위로 된 빼어난 경치를 바라보는 제일 높은 곳에 정자가 세워져 있다. 하조대 맞은편에 있는 또 다른 바위 절벽 위에 한 그루의 소나무가 독야청청 자라고 있다. 수령은 약 200년이 되었다고 한다.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을 돌 틈에서 뿌리를 내리고 건강하게 자라난 소나무의 강인한 생명력에 감탄하게 된다. 바위 위에 앉은 한 마리 학이 연상되는 날렵한 자태가 멋진 소나무다.

천년의나무 2012.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