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선글라스를 사기 위해 남대문에 간 길에 남산에 오르고 주변 길을 걷다. 초입의 백범광장에는 새로 복원한 한양 성곽이 깔끔하게 단장되어 있다. 예전의 음침했던 공원의 분위기가 일신했다. 안중근의사 기념관 앞에서 선생이 남긴 글귀를 읽는다. '見利思義'라, '이익을 만나면 의(義)를 생각한다'는 부분에 눈길이 멎는다. 맹자가 양 혜왕의 초청을 받아 찾아갔다. 혜왕은 맹자에게 나라를 이롭게 할 수 있는 계책을 물었다. 이때 맹자는 대답했다. "임금님께서는 어찌 이익만 말씀하십니까? 인(仁)과 의(義)가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서로 자신의 이익만 챙기면 나라가 위태롭게 된다고 말했다. 첫머리에 나오는 얘기다. 최근에 우리에게 일어난 비극도 모두가 이(利)만 탐하다가 벌어진 사태가 아니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