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미 6

두루미를 보다가 / 유안진

하늘에 사는 이가잠깐 땅에 내려서는 것도미안하게 여겨외다리 맨발 한쪽만 딛고 서는저 겸손과 염치 있음에가슴 뜨끔해져있는가 아직도 용서 받을 여지가 - 두루미를 보다가 / 유안진  지난주에 철원에 가서 두루미를 봤다. 논에 산재해서 먹이를 먹고 있는 많은 두루미 가족을 보았다. 두루미 탐조대에서는 수백 마리가 모여 있는 장관이 펼쳐졌다. 두루미와 만났으니 올 겨울도 가득 찬 셈이다. 두루미를 보면서 인간이 어떤 경지에 올라야 그들처럼 우아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꾸미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그런 것이었다. 시인은 겸손과 염치를 떠올리며 가슴 뜨끔해졌다고 말한다. 그리고 용서 받을 여지가 있을지를 묻는다. 정작 용서를 빌어야 할 놈은 철면피를 한 채 큰소리를 떵떵 치는 세상이다. 인간으로 산다는 게 부끄럽고 ..

시읽는기쁨 2025.01.22

두루미를 보고 물윗길을 걷다

철원에 가서 두루미를 보고 물윗길을 걸었다. 새로 개통한 세종포천고속도로를 이용하니 오가는 길이 수월했다. 추위가 가시고 낮 기온이 영상으로 오른 따스한 날이었다. 아내와 함께 했다. 두루미를 손쉽게 볼 수 있는 곳은 동송읍 이길리에 있는 두리미 탐조대다. 주기적으로 먹이를 뿌려주기 때문에 두루미가 많이 몰려온다. 재두루미가 90%가량 되고, 적은 숫자의 두루미가 섞여 있다. 기러기와 고니도 있다.   이동하는 길 주변의 논에도 서너 마리씩 모여 있는 두리미 가족이 자주 눈에 띄었다. 올해만큼 두루미를 많이 본 적도 없었다. 행복한 날이었다.   오후에는 물윗길을 걸었다. 철원 물윗길 얼음 트레킹은 순담계곡에서 직탕폭포까지 한탄강을 따라가며 걷는 8.5km를 걷는 길이다. 고석정, 승일교, 내대양수장, ..

사진속일상 2025.01.18

경안천에 찾아온 재두루미

경안천에 귀한 손님인 재두루미가 찾아왔다. 모두 11마리다. 우리 동네에서 두루미를 볼 줄이야,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는데 횡재를 한 기분이다. 실은 고니를 보러 나갔는데 뜻밖에 재두루미를 만났다. 이곳에서 10년 넘게 살면서 두루미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요사이 날씨가 너무 추워서였나, 철원에 있던 두루미 중 일부가 잠시 남쪽으로 내려온 모양이다. 여기는 두루미가 상주할 여건이 못 된다. 주변에 논이 없으니 먹이인 낙곡을 찾을 수 없을 게다. 아마 며칠 지나면 떠날 게 분명하다. 두루미도 가족 단위 생활을 하는데 새끼는 확실히 구분되어 보인다. 11마리 중 4마리가 날아서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며칠 전에는 고니가 수백 마리 모여 있었다는데 오늘은 찾아보기 힘들다. 경안천 물은 추위로 거의 다 얼어붙었다..

사진속일상 2022.12.27

철원 두루미 탐조 투어

두루미 탐조 투어가 재개되어 아내와 같이 참가했다. 철원에 있는 DMZ두루미평화타운에서 매일 10시와 14시에 버스로 출발한다. 화요일은 쉬는 날이다. 느긋하게 14시 투어를 염두에 두고 토교저수지 주변을 돌아보다가 찾아갔더니 우리가 접수 1번과 2번이었다. 한 회에 32명으로 인원 제한이 있어 혹시 일찍 마감하면 어쩌나 여겼는데 기우였다. 총 19명이 함께 했다. 타운 앞에는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7종의 두루미 모형이 있다. 각 두루미의 특징을 잘 나타냈다. 왼쪽부터 두루미, 재두루미, 흑두루미, 시베리아흰두루미, 캐나다두루미, 검은목두루미, 쇠재두루미다. 지난 여러 차례의 경험으로는 철원에서도 두루미를 보는 게 만만치 않았다. 눈에 보이는 두루미가 많지 않았고, 또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

사진속일상 2022.01.25

철원 두루미

두루미를 보러 철원에 갔다. 전에는 DMZ 안으로 들어갔으나 이번에는 양지리에 있는 두루미 관찰소를 찾았다. 한탄강 둑에 만든 건물에 들어가면 두루미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관찰할 수 있다. 먹이를 주기 때문인지 강에는 두루미와 고니가 많았다. 두루미는 세 그룹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가운데 재두루미 개체수가 제일 많았다. 약 50마리 정도가 한데 모여 열심히 모이를 먹고 있었다. 그리고 좌우에 두루미 가족으로 보이는 무리가 있었다. 거리가 멀었지만 두루미의 고고한 자태를 직접 감상한 것으로 만족했다. 대포 렌즈가 있었으면 하면 아쉬움은 남았다. 두루미는 한반도에서 5개월 정도 머물다 3월이면 시베리아로 돌아간다. 전 세계 두루미의 30% 정도가 월동하기 위해 철원평야를 찾는다고 한다. 다행인 것은 이번에 ..

사진속일상 2018.02.01

두루미를 만나다

두루미를 만나러 아내와 함께 철원에 찾아갔다. 마침 두루미 축제 기간이어서 사파리 버스를 타고 민통선 안쪽에 들어가 두루미를 볼 수 있었다. 어제 밤은 두루미를 만날 생각에 소풍을 앞둔 어린 아이 마냥 마음이 설레었다. 전에는 새해의 연례 행사가 두루미를 보는 것이었는데, 최근에는 어디에 마음을 앗겼는지 몇 년간 잊고 지냈었다. 이래저래 감회가 새로웠다. 오전 11시에 출발하는 버스는 아쉽게도 자리가 반도 채워지지 않았다. 행사장에는 간이 음식점들이 즐비하고 공연장도 크게 마련되어 있지만, 정작 주인공인 두루미를 보는 데는 인색한 것 같다. 논에는 무리를 지어 쉬고 있는 쇠기러기들이 자주 보였다. 먼저 토교저수지에 들렀는데 독수리들이 엄청 많이 모여 있었다. 저수지 둑에 독수리들이 앉아서 쉬고 있다. 거..

사진속일상 2006.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