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 4

우정의 편지(2)

2001년이네. 우리 적지 않은 나이지만, 금년부터 새로 태어난 기분으로 노력하면서 살아보세. 가정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며... ------------------------------------------- # 36 신정을 전주서 보내고 올라왔네. 연하 카드는 잘 받았네. 작년의 호들갑스러움과는 달리 세기가 변하는 이번 연말은 의외로 조용히 지나간 것 같네. 지금 사회 분위기가 그만큼 가라앉아 있다는 얘기도 될 걸세. 자네가 서울에 온다니 무척 반갑네. 나는 내일 다시 고향에 내려가 한 열흘쯤 쉬다가 15일경 올라올 예정이네. 꼭 만나보도록 하세. 마침 독일팀 모임을 이달 중순경으로 예정해두고 있었네. 자네가 오면 같이 모임을 가지도록 하겠네. 서울에 와서 우리 집으로 연락하면 시골 전화번호를 알으켜 ..

길위의단상 2007.02.13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여러 해 전에 한 친구가 베트남 한인학교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이 친구와 많은 메일을 주고받았는데 한 번은 본인이 교지에 쓴 글이라며 보내주었습니다. 제목이 '아침에'라는 글인데 시를 중간중간에 넣으며 주변의 몇 사람들 인상을 그린 것이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편지보관함에서 다시 읽어보는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창 밖에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에 문득 잠이 깹니다. 커튼이 드리워진 창 위로 야자수 잎의 그림자가 물결처럼 일렁거립니다. "아. 오늘은 일요일이지" 그냥 누운 채로 움직이지 않고 모처럼의 여유를 느껴봅니다. 「이곳이 어딜까? 물론 베트남이지. 지금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니겠지? 모르지. 꿈일지도 몰라. 내가 지금 베트남에 있다는 것이.. 꿈을 깨면 아마 잠실의 아파트에서 예전처럼..

참살이의꿈 2005.12.08

낙관과 비관

친구가 몇 년 전에 베트남에서 근무했다. 그때 우리 사이에는 많은 메일이 오갔는데 메일함을 열어보니 그 당시 주고받았던 메일들 중에서 하나가 눈에 띈다. 친구와 나는 공통되는 점도 있지만 다른 점도 많다. 한 마디로 말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 친구는 낙관적이고 나는 비관적인 편이다. 친구는 세상에 대해서 긍정적이고 나는 비판적이다. 그런 면에서 가끔씩 논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어느 날 친구가 이런 메일을 보내왔다. 창 밖에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에 문득 잠이 깬다. 커튼이 드리워진 창 위로 야자수잎의 그림자가 물결처럼 일렁거린다. "아. 오늘은 일요일이지" 그냥 누운채로 움직이지 않고 모처럼의 여유를 느껴본다. 「이곳이 어딜까? 물론 베트남이지. 지금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니겠지? 모르지. 꿈일지도 ..

길위의단상 2004.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