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4

민들레

민들레와 서양민들레를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민들레를 만나기는 네 잎 클로버를 찾기보다 더 어렵다. 도시 지역일수록 더하다. 외출을 하다가 집 앞에 홀로 피어 있는 우리 민들레를 만났다. 더구나 흰색이었다. 반가워서 얼른 집에 들어가 카메라를 가지고 나와 찍었다. 어디선가 씨가 날라와 여기에 터를 잡은 것이리라. 새 씨를 맺기 전에 누가 꺾으면 안 되는데, 그게 제일 걱정이 된다. 다행히 민들레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거의 없을 테니까 안심이 되긴 하지만 워낙 색깔이 두드러지니 모를 일이다. 지날 때마다 확인해야 할 보물이 생겼다.

꽃들의향기 2016.04.01

거돈사지 민들레

거돈사지 텅 빈 절터에 드문드문 민들레가 피어 있다. 적막하고 쓸쓸한 풍경에 샛노란 민들레 색깔이 선명하다. 아마 이곳은 잡초가 자라지 못하도록 관리하고 있을 것이다. 그 틈바구니를 뚫고 태어난 생명이다. 키도 제대로 자라지 못한 채 급하게 꽃부터 피어올린 것 같다. 폐사지는 인간의 입장에서는 무상한 자리지만 생명에게는 의당 꽃 피워야 할 자리일 뿐이다. 큰 느티나무를 보러 갔다가 키 작은 민들레에도 마음을 앗겼다.

꽃들의향기 2014.04.15

고향집 봄 화단

고향 집 화단에 봄꽃이 곱게 피었다. 꽃을 가꾸는 어머니의 정성은 대단하시다. 사람마다 개성이 달라서 어머니는 동물은 별로인데 식물 기르기는 무척 좋아하신다. 시골 생활이 적적하다고 강아지를 갖다 드려도 몇 달 못 키우고 남에게 줘 버리신다. 대신 농사짓기나 화단 가꾸기는 누구도 따라가지 못한다. 내가 꽃을 좋아하는 것도 어머니를 닮은 것 같다. 장롱에 버려져 있던 9년 전에 산 카메라 니콘 D70을 가지고 이 꽃사진을 찍어 보았다. D70은 옛날 기계식 필름카메라처럼 셔터를 누르면 미러가 움직이는 소리가 '철커덕'하는 게 일품이다. 사진을 잘 찍든 못 찍든 사진 찍는 맛만은 그만이다. 앞으로 자주 사용해야겠다. 명자꽃 할미꽃 민들레 꽃잔디 튜울립과 앵초

꽃들의향기 2014.04.14

한강변의 봄꽃

늘 보는 꽃이지만 볼 때마다 새로운 것이 꽃이다. 꽃은 아침에 보는 얼굴이 다르고,저녁에 보는 얼굴이 다르다. 같은 때라도 날씨에 따라서도 표정이 변한다. 또 같은 조건이라도 내 마음에 따라 꽃은 생글생글 미소짓기도 하고, 큰 소리로 파안대소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찡그리는 꽃을 보지는 못했다. 슬퍼하고 우는 꽃을 보지는 못했다. 꽃이라고 어찌 슬픔이나 눈물이 없으랴.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그들은 상처자리 하나하나마다에 예쁜 꽃을 피운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꽃은 아름답다. 한강과 안양천변을 산책하다가 눈에 띄는대로 봄꽃을 카메라에 담았다.

꽃들의향기 2010.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