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강아지 만지고 손을 씻었다 내일부터는 손을 씻고 강아지를 만져야지 - 반성 / 함민복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는 손 세정제가 있다. 코로나를 예방하라고 관리사무소에서 마련한 것이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 뒤에는 습관적으로 세정제로 손을 닦는다. 남의 손이 닿은 버튼이 오염되었을까 두려워서다. 그러나 이 시를 읽고는 반성했다. 먼저 손을 닦고 버튼을 누를 수도 있지 않는가. 모든 사람이 그렇게 한다면 결과는 동일하다. 그런데 둘 사이에 마음가짐은 천양지차가 난다. 시인의 타자에 대한 배려와 존중심이 지극하다. 실천 여부를 떠나 이런 생각을 떠올리는 마음이 아름답다.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반성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뭣이 중요한지는 내팽개쳐 놓고 엉뚱한 곁다리만 신경 쓰고 있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