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제에 있는 금산사(金山寺) 미륵전(彌勒殿) 앞에 오래된 산사나무가 있다. 둘로 갈라진 줄기가 대부분은 썩어 없어졌고 일부 껍질만 남았다. 겉모양으로만 보면 살아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봄이면 하얀 꽃을 피우고 가을이면 붉은 열매를 맺는다.그런 모습을 보며 꺼지지 않는 생명력에 사람들은 신기해 한다. 산사(山査)나무는 한자 이름을 풀이하면 '산 속의 아침[旦] 나무[木]'라는 뜻이다. 붉은 열매가 달린 것이 나무 사이로 해가 뜨는 모습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 아닌가 싶다. 열매를 산사자(山査子)라 하는데 한약재로 쓰인다. 이 열매로 담근 술이 산사춘이다. 나무에는 가시가 있는데 옛날 사람들은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힘이 있다고 믿었다. 그것은 동양이나 서양이나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