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서원 3

한강회의 영주 나들이

한강회 네 명이 1년 만에 만나서 영주 나들이에 나섰다. 부석사와 무섬마을에 가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고향이랍시고 내가 안내하는 꼴이 되었다. 9시에 곤지암역에서 합류하여 소머리국밥으로 아침을 먹고 먼저 무섬마을로 향했다. 나로서는 영주댐이 완공되고 나서는 처음 가보는 곳이어서 댐이 영향이 어떤지 궁금했다. 모래사장은 변함이 없었으나 물은 많이 탁해 보였다. 사람들이 무섬마을을 찾는 이유는 이 외나무다리를 건너보기 위해서다. 외나무다리는 아련한 어린 시절의 추억을 일깨워준다. 지리적으로 고립된 무섬마을은 이 외나무다리를 이용해 외부와 연결되었다. 내성천 모래사장은 정말 아름답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라는 마음이 저절로 일어나는 풍경이다. '무섬'은 물 위에 떠 있는 섬을 뜻하는 수도리(..

사진속일상 2023.05.31

소수서원 은행나무

우리나라 서원에서는 오래된 은행나무를 흔히 본다. 원래 공자는 살구나무 아래서 제자를 가르쳤다고 하는데, 왜 서원의 상징이 은행나무로 대체되었는지는 의문이다. 한자로는 살구나무와 은행나무가 같은 글자다. 그렇다고 설마 학자들이 살구나무와 은행나무를 착각하지는 않았을 테고, 은행나무를 대용으로 삼은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다. 경북 영주시 순흥면에 있는 소수서원(紹修書院)에도 오래된 은행나무 두 그루가 있다. 수령이 500년 정도로 추정되는데, 아마 소수서원이 세워질 무렵에 심어졌을 것이다. 마치 선비의 기상처럼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올라간 모습이 기운찬 은행나무다.

천년의나무 2020.10.11

소수서원 솔숲

소수서원이 고향집에서 가까이 있어 어릴 때부터 여러 번 들렀지만 주변 솔숲은 최근에 들어서야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하기사 서원 자체에 대해서도 그동안은 별로관심이없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내 사는 땅에 대해서는 의외로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친구들이 부석사를 찬탄할 때 거기의 무엇이 그렇게 대단한지 의아스럽게 생각되기도 했었다. 한국인에게 소나무의 의미는 각별하다. 예로부터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나무로서 선비정신을 대표하는 나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서원이나 향교에서는 소나무를 흔히 심었다. 소나무는 선비들이 곁에 두고 아꼈던 나무였다. 소수서원 둘레에 소나무숲이 조성되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소수서원 둘레의 솔숲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지금도 곧게 뻗은 소나무 줄기에서 ..

천년의나무 2007.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