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에서 자라는 나무를 멀리서 보면 키가 잘 맞추어져 있다. 누구 하나 우뚝 서려 하지 않고 골고루 햇빛을 받으며 자라난다. 비슷한 현상으로 숲에 들어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면 나무들이 제 영역을 지키는 걸 볼 수 있다. 서로 겹치지 않으면서 각자의 영역을 적당하게 확보해서 공간을 골고루 나눠 쓰는 것이다. 생물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꼭대기의 수줍음'이라 명명했다. 나무는 자기 절제를 할 줄 안다.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 자신을 위해서나 공동체를 위해서나 제일 현명한 선택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리라. 저 혼자만 잘살려고 싸우다가는 함께 파멸이라는 걸 나무는 안다. 인간 세상과 너무 비교된다. 나무를 시인이요, 철인(哲人)이라 불러 마땅하다. 우리나라 국민의 90%가 부자를 존경하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