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없이 한 달 넘게 지내고 있다. 이사를 하고 난 뒤 새로 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잠잤던 자리에 그대로 누워 배달된 신물을 보는 게 정해진 일과였다. 퇴직한 뒤로는 더 시간 여유가 있어 느긋하게 신문을 읽는 시간이 행복했다. 다른 사람들은 한창 출근에 바쁠 시간에 나만의 특별한 호사를 누리며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이젠 그런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게 될 것 같다. 아이들이 떠나고 집에 둘만 남게 되면 아무래도 집을 비우는 날이 많아지게 되는데 현관 앞에 쌓이는 신문을 처리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몇 주씩 신문이 쌓여있는 모습으로, 이 집에는 사람이 없소, 하고 일부러 광고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매번 옆집에 부탁하기도 어렵다. 마땅한 방법이 없는 한 이젠 신문을 보기가 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