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서는 아들에게 보람찬 하루라고 말했지 창밖은 봄볕이 묽도록 맑고 그 속으로 피어오르는 3월처럼 흔들리며 가물거리며 멀어지는 스무 살 뒷모습에 대고 아니다 아니다 후회했지 매일이 보람차다면 힘겨워 살 수 있나 행복도 무거워질 때 있으니 맹물 마시듯 의미 없는 날도 있어야지 잘 살려고 애쓰지 않는 날도 있어야지 - 행복 / 심재휘 강릉에서 한 달 살기를 하는 지인이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도시에서 즐겁게 지내는 모습을 보내온다. 강릉에는 바다 전망이 좋은 카페가 참 많은 것 같다. 지인은 인생이란 모름지기 재미있고 행복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약간은 질투가 나서일까, 나는 이 시를 차용하여 속으로 중얼거린다. "매일이 보람 있고 행복하다면 그 역시 힘겹지 않겠나. 무미건조하고 지루한 날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