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 홍매는 서울에 봄이 왔음을 알리는 전령사다. 올해는 예년보다 일찍 피었다. 지금이 만개 상태인데 색깔은 예상보다 선명하지 못했다. 지난 1월의 강추위가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싶다. 봉은사에는 꽃 구경하며 산책하며 두 시간 정도 머물렀다. 홍매 외에도 백매, 산수유도 활짝 폈고 제비꽃도 눈에 띄었다. 봄한테서 기습 공격을 받은 느낌이었다. 참새들이 홍매꽃 사이를 날아다니며 놀고 있었고, 옆의 나무 높은 곳에서는 흰꼬리수리(?)가 먹잇감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연등을 다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시골 학교 운동회의 만국기를 보는 것처럼 설레었다. 사월 초파일 부근에 다시 한번 찾아와봐야겠다. 20여 년 전 봉은사 옆에 있는 학교에서 근무했을 때는 점심을 먹고 나면 봉은사 숲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