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교구 4

성지(31) - 배론

성지 46. 배론 제천시 봉양읍에 있는 배론 성지는 1800년대부터 박해를 피해 모인 천주교 신자들의 교우촌이다. 교우들은 화전을 일구고 옹기를 구워 생활하며 궁핍한 가운데서도 하느님을 섬기며 살았다. 이 마을 계곡이 배[舟] 밑창을 닮았다 하여 '배론[舟論]'이라고 부른다. 배론은 천주교 성지 중에서도 아름답고 잘 정돈된 성지다. 배론에는 황사영 백서 토굴, 성 요셉 신학당, 최양업 토마스 신부 묘가 있다. 배론 성지는 고향 가는 길에 있어 오래전부터 자주 찾았는데 근래는 뜸했다. 거의 10년 만에 찾아보는 것 같다. 입구에 들어서면 최양업 토마스 기념 성당이 보인다. 잔디 정원 앞에 '인생 미로'가 있다. 동심원 모양을 따라 중심을 향해 걸으며 지나온 삶을 정리해 보는 길이다. '은총의 성모 마리아 ..

사진속일상 2021.10.03

성지(29) - 묘재

성지 44. 묘재 충북 제천시 봉양읍 학산리에 있으며 남종삼(南鐘三, 1817~1866) 요한 성인이 살았던 집이다. 이곳은 요한 성인의 부친인 남상교 아우구스티노가 관직에서 물러나 신앙생활에 전념하기 위해 이사한 곳으로, 부친과 장자인 남명희, 처 이조이도 순교했다. 남종삼 요한은 남인계 학자로 22세 때 문과에 급제하여 철종 때 승지에 올랐고, 고종 초에는 학덕을 인정 받아 왕실 교육을 담당했다. 그의 학문과 신앙은 아버지의 영향이 컸고, 남하하는 러시아 세력을 막기 위해 서양 선교사를 이용한 이이제이(以夷制夷) 방책을 대원군에게 건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병인박해가 시작되며 1866년에 체포되어 참수형으로 순교하였다. 이때 다른 가족들도 함께 체포되어 다음 해에 부친은 공주에서 옥사하고, 남명희는 전..

사진속일상 2021.02.25

성지(16) - 풍수원성당

27. 풍수원성당 1801년 신유박해 이후 피난처를 찾아 헤매던 신자들이 이곳에 정착하면서 신앙촌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화전을 일구거나 토기를 구우며 지내다가 1888년에 뮈텔 주교가 본당을 설립하고 초대 주임으로 르메르 신부가 부임하여 춘천, 화천, 양구, 홍천, 원주, 양평 등 12개 군을 관할하였으며 당시 신자수는 약 2천 명이었다. 강원도 지역의 천주교 신앙 중심지가 풍수원성당이었다. 르메르 신부에 이어 1896년에 정규하 신부가 부임하여 1943년까지 사목하였고, 정 신부는 1907년에 지금의 성당 건물을 준공 봉헌하였다. 풍수원성당은 한국인 신부가 지은 최초의 성당으로, 강원도 최초의 성당이며 한국에서 네 번째로 지어진 성당이다. 성당 정면 성당 측면 성당 후면 성체조배실과 성모상 풍수원성당 ..

사진속일상 2019.09.04

성지(1) - 용소막성당, 후리사공소

우리나라에 있는 천주교 성지를 모두 순례해 보자고 아내와 다짐한지 어느덧 7년이 지났다. 퇴직할 무렵이었다. 이제 그 약속을 지키려 한다. 아내는 열심인 신자이지만, 나는 그동안 냉담으로 변했다. 이번 순례에는 종교적 의미 외에 부부가 국내를 함께 여행한다는 데에도 방점이 있다. 전국을 돌면서 큰 나무를 보고, 지역 명소를 찾아보고, 맛있는 음식도 맛보려 한다. 천주교 성지와 사적지는 400여 곳이 된다. 가까운 곳은 당일로 다녀오지만, 먼 곳은 1박이나 2박의 여정이 될 것이다. 3년 정도면 일주를 하지 않을까 싶다. 무겁지 않게 경쾌한 마음으로 첫발을 내디딘다. 1. 용소막 성당 1904년에 세워진 교회로 강원도에서는 풍수원, 원주에 이어 세 번째로 역사가 오래다. 이곳은 1866년 병인박해 이후 피..

사진속일상 2017.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