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나온 은희경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작가는 자전소설에 장기가 있어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과거를 재현한다. 이 소설은 1977년에 대학에 입학하여 시작한 기숙사 생활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나도 같은 70년대에 대학을 다녔으므로 비슷한 시대 환경을 경험했다. 그래서 더욱 공감할 수 있었고, 그 시절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어 좋았다. 은희경 작가의 문장은 입에 착착 달라붙는 듯 감칠맛이 난다. 감성적인 여성 작가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준다. 한 권의 책을 단 한 차례도 지루하지 않게 읽기가 드문 데 작가의 글은 그렇지 않다. 빨리 끝날까 봐 두려울 정도로 이야기에 빠져드는 마력이 있다. 그중에서 작가가 사랑에 빠졌을 때를 묘사한 아름다운 부분은 이렇다. 1977년의 6월과 7월은 일생에서 내가 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