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진 4

마르코복음[45]

요한이 "선생님, 어떤 사람이 선생님 이름으로 귀신 쫓아내는 것을 보고 저희가 막았습니다. 그가 우리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고 말씀드리자 예수께서 이르셨다. "막지 마시오. 내 이름으로 기적을 행하고 나서 곧 나를 욕할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입니다. 그대들이 그리스도의 사람이라서 그대들에게 물 한 잔이라도 마시게 하는 사람은, 진실히 말하거니와, 보상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 마르코 9,38-41 이 당시에 갈릴래아 지방에서는 예수의 이름을 사칭하며 기적을 행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 같다. 그만큼 예수의 명성이 높았음을 보여주는 사실이다. 제자 요한이 그들을 비난하자 예수는 다른 말씀을 하신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입..

삶의나침반 2022.05.06

애국자가 없는 세상 / 권정생

이 세상 그 어느 나라에도 애국애족자가 없다면 세상은 평화로울 것이다 젊은이들은 나라를 위해 동족을 위해 총을 메고 전쟁터로 가지 않을테고 대포도 안 만들테고 탱크도 안 만들테고 핵무기도 안 만들테고 국방의 의무란 것도 군대훈련소 같은 데도 없을테고 그래서 어머니들은 자식을 전쟁으로 잃지 않아도 될테고 젊은이들은 꽃을 사랑하고 연인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무지개를 사랑하고 이 세상 모든 젊은이들이 결코 애국자가 안 되면 더 많은 것을 아끼고 사랑하며 살 것이고 세상은 아름답고 따사로워질 것이다 - 애국자가 없는 세상 / 권정생 김연아 선수가 소치 올림픽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녀의 마지막 무대는 존 레논의 '이매진'을 배경 음악으로 한 갈라쇼였다. '이매진'은 반전 평화의 메시지를 가진 ..

시읽는기쁨 2014.03.06

장자[78]

지극한 다스림이 있었던 고대 원시공산사회에서는 어진 자를 높이거나 능한 자를 부릴 필요도 없었다. 윗사람이란 표준일 뿐이었고 백성은 야생의 사슴이었다. 단정했으나 의(義)를 행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서로 사랑했으나 인(仁)을 행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성실했으나 충(忠)을 행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합당했으나 신의(信義)를 지켰다고 깨닫지 못한다. 준동할때 도우러 갔으나 은혜를 베풀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까닭으로 행적도 자취가 없고 사업도 전해짐이 없다. 至治之世 不尙賢不使能 上如標枝 民如野鹿 端正而不知以爲義 相愛而不知以爲仁 實而不知以爲忠 當而不知以爲信 준動而相使 不以爲賜 是故行而無跡 事而無傳 - 天地 9 기세춘 선생은 장자가 그리는 이상세계를 원시공산사회라고 표현했다. 그것은 인위적인..

삶의나침반 2009.07.07

Imagine

친구야, 역시 우리의 견해차는 좁혀지기가 어렵다는 것을 확인했구나. 우리 젊었을 때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던 순수함은 어디로 갔느냐고 내가 물었지만, 되돌아보면 그런 꿈이 있었는지 조차 의심스럽다. 그때 우리는 어떻게 하면 현실에 잘 적응하느냐가 가장 큰 고민이었지 않느냐. 그러고 보니 변한 것은 자네가 아니라 바로 나였다. 젊었을 때 의기투합하던 마음 사이로 이제는 큰 강이 가로막고 있는 것 같구나. 그 강을 건너간 것은, 그래서 우리들 사이에 건너기 힘든 강물을 만든 것은 바로 내 탓이구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회의를 갖고 현실을 비판적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 벌써 오래 전 일이 되었다. 그런 변화가 어떻게 찾아왔는지는 설명하기가 어렵구나. 하여튼 내 가치관의 패러다임이 반전하게 되는 계기가 어느 ..

길위의단상 2006.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