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혼자만 있을 때가 잦아졌다 나 홀로 느긋하게 온갖 생각의 안팎을 떠돈다 거기에 날개를 달아보거나 내 속으로 깊이 가라앉을 때가 잦다 빈 집에서 빈 방 가득 생각들을 풀어내다 거둬들이다 하면서 나 홀로 술잔을 기울일 때가 좋아졌다 혼자 마신 술에 젖어 술이 나를 열어주는 길을 따라 나 홀로 유유자적 거닐 때가 좋다 적막이 적막을 껴입고 또 껴입으면 혼자 그 적막을 지그시 눌러 앉히곤 한다 눌러 앉혀 다독이면 그윽하게 따뜻해지는 적막이 좋다 나 홀로, 늘 혼자라는 생각을 하면서 - 요즘은 나 홀로 / 이태수 대상포진 걸린 지가 세 주가 지났다. 그런데도 아직 포진이 생긴 얼굴은 전류가 흐르는 듯 지릿지릿하다. 마치 폭격을 당한 느낌이라 '포진'의 '포(疱)'가 나에게는 '포(砲)'로 읽힌다. 근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