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잠깐 꾸는 꿈같이 / 이태수

샌. 2020. 11. 2. 10:53

담담해지고 싶다

 

말은 담박하게 삭이고

물 흐르듯이 걸어가고 싶다

 

지나가는 건 지나가게 두고

떠나가는 것들은 그냥 떠나보내고

 

이 괴로움도, 외로움도, 그리움도

두 팔로 오롯이 그러안으며

 

모두 다독여 앉혀놓고 싶다

이슬처럼, 물방울처럼

 

잠깐 꾸는 꿈같이

 

- 잠깐 꾸는 꿈같이 / 이태수

 

 

단풍이 참 곱다. 사라지는 것들은 왜 이리 아름다운지, 창 밖을 넋 놓고 바라보게 된다. 사람의 끝도 이렇게 물든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삶도 그를 닮기를, 잠깐 꾸는 꿈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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