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을 오래 한 결과 나쁜 버릇이 몸에 배었다. 학생들한테 인사를 받기만 했지 내가 먼저 한 적은 없었으니 동네에서도 의례 앞서 인사할 줄을 모른다. 상대 인사에 마지못한 듯 대응해 주는 정도다. 표현은 안 하지만 뭐 저렇게 뚝뚝한 사람이 있느냐고 속으로는 생각할지 모른다. 고쳐야지 하면서도 잘 안 된다. 특히 뒷산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꼭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다. 여기서도 나는 받는 편이지 먼저 하지는 않는다. 어떤 때는 인사를 걸어오는 것도 부담스럽다. 그냥 자연스럽게 스쳐 지나가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다. 이것도 서로 무심하게 살아온 삶의 습관 때문인 것 같다. 뒷산을 찾는 사람은 멀리서 오는 게 아니라 대부분이 산 아래 같은 동네에 산다. 그러니 아무래도 친근감이 더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