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 자그마한 집이 있다. 터가 좁아서 마당도 없이 길에서 바로 현관으로 연결된다. 돈이 많은 집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여느 집과 다른 점은 집 주변이 항상 꽃으로 풍성하다. 땅이 없으니 화분에 심은 꽃들이다. 집주인을 만나본 적은 없지만 누구보다 마음이 고운 분이실 것 같다. 화분 옆에는 꽃에 물을 주기 위한 페트병이 놓여 있는데, 반쯤 물이 담겨 있다. 꽃을 가꾸는 분은 약하신 몸의 할머니일지 모르겠다. 젊은이 같다면 남은 물을 저렇게 밖에다 남겨두지는 않을 테니까. 올여름에는 붉은색 일일초가 이 집을 에워싸고 있다. 일일초는 페어리스타와 비슷한 품종이다. 고향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라고 한다. 열대 식물이니 지금이 제 철을 만난 셈이다. 한자로 '日日草'라 쓴다면 매일매일 피는 꽃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