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紫雲英)..... 자운영은 상상 속의 꽃이었다. 책을 통해서 처음 접한 꽃의 이름이 고와서일까, 봄이면 남도의 논에 지천으로 피어난다는 자운영은 내 마음속에서도 곱게 자라고 있었다. 자운영은 고우면서도 왠지 슬픈 이미지로 나에게 다가왔다. 이름을 불러보면 어쩐지 그런 느낌이 들었다. 뭔가 애틋한 사연을 간직한 듯한 소녀의 모습이 연상되는데, 몇 해전에 읽었던 '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라는 책의 제목도 그런 느낌을 더해 주었다. 며칠 전에 전북 봉동을 지나다가 논에 피어있는 자운영 꽃밭을 만났다. 옆에 앉아있던 아내가 "와, 자운영이다!"하고 감탄하는 소리에 차를 세우고 논에 내려섰다. 이곳 저곳 논 가득히 마치 가꾼 듯 자운영이 피어 있었다. 그렇게 많은 자운영을 한꺼번에 본 것도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