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라늄 9

상심을 달래주는 제라늄

하루에 30만 명대의 코로나 확진자 숫자가 이어지고 있다. 다음 주의 절정기가 되면 40만 명대까지 오른다고 한다. 조심스러워 밖에 나가 타인을 만나지 않은지도 한참 되었다. 딸과 손주까지 코로나에 걸려서 이제야 회복 중이다. 시골에 계신 노모를 찾아뵙지 못한지도 두 달이 넘는다. 방에 있으면 베란다에 있는 제라늄이 보인다. 일 년 내내 한결같이 환하게 웃고 있는 제라늄이다. 제라늄은 코로나나 시끄러운 정치판의 현실과도 아랑곳 없다. 나는 부러워하며 멍하니 제라늄을 바라본다. 이러한 저러한 상심을 달래기 위해 자꾸 눈길을 주는 우리집 제라늄이다.

꽃들의향기 2022.03.12

제라늄의 미소

벌써 10년째, 사시사철 고운 미소를 잃지 않는 네가 경이롭다. 그렇다고 정성으로 돌보는 것도 아니다. 잊어버릴 만하면 가끔 물 주고, 분갈이 안 한 지는 까마득해서 언제였는지도 모른다. 강산이 바뀔 세월이 흘렀는데도 너는 변함없이 밝은 미소를 띠고 있구나. 너에게야말로 '반려'라는 말을 붙여주고 싶다. 제라늄이 여러해살이 식물이라지만 도대체 언제까지 자라는지 궁금하다. 줄기 아랫 부분은 이미 딱딱한 목질로 변한 지 오래되었다. 이곳으로 이사 와서 곧 널 만나고 어느덧 10년, 그 긴 기간 동안 한 번도 꽃을 피우지 않은 적이 없었다. 추운 겨울도 예외가 아니었다. 한결같은 네 미소 앞에서 어찌 우울할 수 있으랴. 비 내리는 쓸쓸한 초겨울이지만, 네가 있어 행복한 오늘이다.

꽃들의향기 2021.11.30

한결같은 제라늄

몇 년 전부터 베란다에 있는 제라늄이 거의 방치 상태다. 처음에 기를 때는 애지중지했는데 오래되다 보니 관심이 시들해졌다. 물 주는 것도 들쑥날쑥하고 분갈이는 생각도 안 한다. 그래도 제라늄은 한결같다. 사람이 쳐다보든 아니든 끝없이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 춥든 덥든 상관없다. 끈질긴 제라늄이다. 생명이 다해야 갖다 버리기라도 할 텐데 죽지도 않는다. 아무리 여러해살이풀이지만 이렇게 오래 살아갈 줄은 몰랐다. 10년 가까이 되니 줄기 아랫부분은 목질로 변했다. 나무처럼 분재로 만들어도 될 것 같다. 제라늄 덕분에 우리 집 베란다는 사시사철 꽃색으로 환하다. 대견하고 기특하다. 올봄에는 예쁘게 손질이라도 해 줘야겠다. 이번 겨울만 잘 견디거라. 그동안 신경을 못 써줘서 정말 미안해.

꽃들의향기 2021.01.05

할머니의 제라늄

제라늄은 희한하다. 어쩜 이렇게 쉼 없이 피고 지기를 멈추지 않을까. 7년 전에 산 제라늄이다. 줄기는 고목처럼 굵고 뒤틀려 있다. 천일홍, 무궁화라는 꽃이 있지만 이름만 그럴 뿐 제라늄에 비할 바는 못 된다. 사시사철 꽃을 피워내는 제라늄의 한결같음이 경이롭다. 제라늄의 꽃말을 찾아보니 '우정' '진실한 사랑' 등과 연관되어 있다. 사람 사이의 관계도 고사 속 미생처럼 우직함이 필요하지 않을까.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경박스러운 세태에서 제라늄의 일관성이 더욱 돋보인다. 바라봐주지 않아도 제라늄은 그대 향한 그리움을 버리지 않고 있다. 지하철역에 전시된 노인 복지관 어르신들의 작품을 보았다. 이제야 한글을 깨우치신 한 할머니의 시가 눈에 띄었다. 제목이 '아름다운 만남'이다. 나는 글을 몰라 평생을 눈..

꽃들의향기 2019.11.21

사시사철 제라늄

제라늄은 대단하다. 사시사철 꽃을 피운다. 오죽하면 화무십일홍인가. 꽃을 피워내고 지키는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닐 텐데 한시도 쉼이 없다. 볼 때마다 감탄이다. 특별한 정성을 기울이는 것도 아니다. 그냥 베란다에 방치 상태다. 심할 때는 한 달에 한 번 물 줄 때도 있다. 그런데도 끈질기게 봉오리를 맺는다. 어떤 때는 지나치다 싶다. 6년 전에 산 제라늄 줄기는 이제 분재처럼 굵어졌다. 유럽에 가면 집 창문마다 예쁜 꽃으로 장식되어 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제라늄이 아니었던가 싶다. 제라늄은 큰 정성 없이도 제가 알아서 일년 내내 다양한 색깔의 꽃을 보여준다. 지난 추웠던 겨울을 그냥 베란다에서 버티더니 봄이 되니 꽃색이 화사해졌다. 새 봉오리도 여럿 생겼다. 잘 돌봐주지 못하는 미안함이 있지만 그것도 인..

꽃들의향기 2018.03.26

겨울 제라늄

제라늄이 대단하다. 한겨울인데도 연신 꽃봉오리가 올라온다. 올겨울은 화분에 별로 관심을 주지 못하고 그냥 베란다에 방치해 놓았는데 제라늄만은 쉼 없이 꽃을 피우고 있다. 난방을 위해 유리창에 뽁뽁이를 해 놓아 꽃이 잘 보이지도 않는다. 제라늄은 주인이 보건 말건 상관없이 자신의 색깔을 지켜낸다. 제라늄은 아프리카 아열대 지방이 원산지로 알고 있다. 품종 개량이 되었는지 모르지만 겨울에 오히려 더 적응을 잘하는 것 같다. 찬 바람이 불면 움츠러들고 의기소침해지는 나는 제라늄을 보며 반성한다. 어떤 여건에서도 당당하게 살아야 하리라. 내 색깔을 지켜나가야 하리라. 고맙다, 제라늄아!

꽃들의향기 2014.01.21

추위를 이긴 제라늄

올겨울에는 화분을 방에 옮기지 않고 베란다에 그냥 두었다. 다육이를 비롯하여 꽃이 활짝 피어 있던 제라늄도 마찬가지였다. 추위에 떠는 모습이 안스러웠지만 강인하고 튼튼해지라고 일부러 그렇게 했다. 작년에는 따스한 방에서 곱게 길렀더니 웃자라기만 하고 때가 되어도 꽃을 피울 줄 모르는 놈도 있었다. 산세베리아만이 동해를 입었을 뿐 대부분이 추위를 잘 견디고 있다. 그중에서도 제라늄은 꽃잎도 시들지 않은 채 혹한을 이겨냈다. 한겨울에도 이렇게 예쁜 꽃을 보여주니 고마우면서 신기하다. 이름에서 받는 느낌과 달리 꽤 추위에 강한 식물인 것 같다. 꽃도 한 번 피면 굉장히 오래간다. 다가오는 봄에는 제라늄을 더 많이 사서 키워봐야겠다.

꽃들의향기 2013.01.26

베란다의 제라늄

베란다에 핀 제라늄이 환하다. 이맘때면 제일 화려하게 피어나 눈길을 사로잡는다. 식물을 기르다 보면 정성과는 반대의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고운 꽃을 기대한 건 형편 없고,그냥 내버려둔 게 예쁜 꽃을 보여줘 놀란다. 각 식물의 특성을 모르고 물만 많이 준다고 좋은 게 아니다. 과잉보호는 차라리 무심(無心)만 못하다. 제라늄을 가만히 보니 금방 핀 꽃은 색깔이 진한데 오래될수록 점점 탈색되며 흰색이 많아지는 게 재미있다. 벌써 한 달째 쉼 없이 피고 지며 우리 집을 곱게 장식하고 있다.

꽃들의향기 2012.06.22

제라늄

제라늄(Geranium)은 아프라카 남부 지방이 원산으로 아열대기후에서 자라는 식물이다. 18 세기에 유럽으로 들어와서 수백 가지 변종들이 생기면서 색이나 모양이 각양각색으로 다양화 되었다고 한다. 유럽에 갔을 때창가에 꽃이 예쁘게 피어 있는집들이 그림처럼 아름다웠는데 그 꽃이 대부분 제라늄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아마 유럽인들이 매우 좋아하는 꽃 중의 하나인 것 같다. 우리나라에는 1900년대 초에 들어왔지만 기후가 잘 맞지 않아선지 많이 보이지는 않는다. 온실에 있는 화분에서 예쁘게 피어 있는 제라늄을 보았다. 이름 또한 예쁜이 붉은 제라늄의 꽃말은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이다.

꽃들의향기 2009.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