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가 고사리와 두릅을 엄마한테 슬며시 건넵니다. "가서 나물 해 먹어라. 조금이라서 미안타." "만날 다리 아프다면서 산에는 뭐하러 가요. 내가 엄마 때문에 못살아요." 늘 주면서도 외할머니는 미안해하고 늘 받으면서도 엄마는 큰소리칩니다. - 이상하다 / 최종득 고등학생일 때였다. 외할머니가 부모님 고생 하시는 걸 꺼내며 나중에 은혜를 갚으라는 말을 자주 하셨다. 어느 때인가는 그게 듣기 싫었던가 보다. 아마 이렇게 쏘아붙였던 것 같다. "세상 부모들 다 그렇게 고생하거든요. 나도 자식한테 똑 같이 할 거구요." 결국 그 말이 부모님 귀에까지 들어갔다. 아무 말씀 안 하셨지만 얼마나 서운하셨을까,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자식이 부모 마음을 얼마나 헤아릴 수 있을까. 결혼하고 자식 낳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