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3

세한정 소나무

양평 세미원에 세한정(歲寒庭)이라는 정원이 있다. 추사의 세한도(歲寒圖)를 그대로 옮겨 놓은 공간이다. 건물은 전혀 세한도 분위기를 못 내지만 소나무는 그림 속 노송과 닮았다. 세한정을 조성하면서 비슷하게 생긴 나무를 구해 이곳에 옮겨놓은 듯하다. 그림에는 나무 네 그루가 그려져 있는데, 눈길을 끄는 나무는 단연 오른쪽에 있는 소나무다. 벼락을 맞은 듯 줄기는 부러졌고, 가지 하나만 옆으로 뻗어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추사의 곤고한 삶이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 세한도의 주제는 신의라 할 수 있다. 발문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제일 늦게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드는 것을 안다'고 하였으니, 소나무와 잣나무는 사철을 통해 시들지 않는 것이지만, 춥기 이전에도 하나..

천년의나무 2018.07.11

논어[168]

선생님 말씀하시다. "날씨가 추워져야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가 나중에 시드는 것을 알게 되는 거다." 子曰 歲寒然後 知松柏之後彫也 - 子罕 22 추사의 세한도(歲寒圖)에 인용되어서 더 유명해진 구절이다. 여기서 '백(柏)'은 원래 측백나무를 뜻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잣나무로 번역하는 경우가 많다. 둘이 혼동되어 쓰이는데 중국 문헌에 나오는 '柏'은 측백나무로 이해하는 게 옳다고 본다. 실제로 세한도에 그려진 나무 모양새가 잣나무보다는 측백나무에 가깝다는 분석도 있다. 어찌 됐든 고난을 겪을 때 견뎌내는 마음가짐으로 그 사람 됨됨이가 드러난다. 늘 푸른 송백의 기상을 강조하는 공자의 말씀이다.

삶의나침반 2015.11.21

추사고택 백송

추사 김정희 선생은 25세 되는 때인 1809년에 사신단의 일행으로 중국 연경에 다녀온다. 이때 새로운 문물을 접하고 중국 문인들과 교류를 한다.그의 삶에서 소중한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돌아올 때 선생은 붓대에 백송 종자를 가져와 고조부인 김흥경(金興慶, 1677-1750)의 묘 앞에 심는다. 현재 천연기념물 106호로 지정되어 있는 일명 '예산 백송'이다. 우리나라에서 백송은 무척 귀하다. 그만큼 우리 토양에서는 자라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고관대작들이 주로 중국에서 들여와 심었는데 그중 일부만 살아남았을 것이다. 예산군 신암면 용궁리 추사고택 인근에 있는 이 백송도 그래서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추사고택옆에는 백송공원이 만들어져 있고 많은 백송들이 심어져 있다. 아직 어려선지 줄기..

천년의나무 2011.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