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 3

태백산 주목

얼마나 단단하게 제 속을 다지고 살았으면 '죽어 천 년'이라는 말이 있을까. 살아 있는 주목보다 오히려 죽은 형해의 주목이 더 당당하고 아름답다. 죽어서도 이렇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생명이 나무 말고 무엇이 있을까. 특히 주목은 그런 면에서 나무의 왕이다. 고산지대의 비바람과 눈보라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용트림하듯 제 모양을 키웠다. 인고의 세월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태백산 천제단에서 문수봉으로 가며 만난 주목들이다. 주목 군락지는 반대 방향의 유일사 가는 길에 있다는데 그곳은 겨울에 찾아가기로 예약해야겠다. 하얀 눈옷을 입은 주목은 더욱 기대된다.

천년의나무 2015.09.16

태백산 야생화

기대하지 않았는데 태백산에서 마타리를 비롯한 많은 야생화를 만났다. 등산로 거의 전 구간에서 꽃들이 피어 있었다. 특히 천제단 아래는 화려한 가을 화원이었다. 봄의 태백산 야생화가 볼 만하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가을도 그에 못지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힘들었어도 DSLR을 배낭에 넣었을 것이다. 개체 수가 가장 많은 건 투구꽃이었다. 전날 산책했던 함백산 자락도 그랬다. 너무 많아서 기이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리고 이질풀이나 동자꽃을 아직 볼 수 있는 것도 신기했다. 거리가 먼 걸 빼고는 태백산은 여러 면에서 흥미로운 산이다. 앞으로 찾을 기회를 자주 만들어야겠다. 흰고려엉겅퀴 이질풀 투구꽃 수리취 산마늘 용담 동자꽃 물봉선 진범 미역취

꽃들의향기 2015.09.15

태백산에 오르다

강원도에 간 둘째날, 홀로 시간을 내어 태백산에 올랐다. 그동안 이상할 정도로 태백산에 오를 기회가 없었다. 이번에도 가족과 함께 한 길이었지만 따로 빠져나오지 않았다면 태백산은 다음으로 미루어졌을 것이다. 그래서 미룬 숙제를 하나 해결하듯 가뿐한 마음으로 오를 수 있었다. 태백산 등산 시작점은 유일사, 백단사, 당골이 있는데 원점 회귀로는 비교적 긴 편인 당골을 골랐다. 당골에서 천제단, 문수봉을 거쳐 하산하는 다섯 시간 정도 걸리는 순환 코스다. 태백산은 1,500m급이지만 출발 지점이 고도가 높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당골 광장에서 출발하면 반재 밑까지 계곡과 함께 한다. 가을 아침의 청량한 계곡 물소리가 마음까지 시원하게 씻어주는 듯 했다. 일출을 보고 내려오는지 하산하는 등산객이 많았다...

사진속일상 2015.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