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중반 우리나라가 베트남전쟁에 참전하면서 베트남이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당시에 나는 중학생이었는데 영화관의 대한뉴스에서 국군이 베트콩을 물리치는 장면이 나올 때면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또, 아버지가 면에서 갖고 오시는 월남 소식을 알리는 책이 있었다. 반짝이는 지질에 선명한 칼러사진이 눈을 끌었던 화보였다. 그 책에는 국군의 활약상, 대민봉사하는 모습, 그리고 월남을 소개하는 사진이 많았다. 도대체 전쟁을 하는 나라답지 않게 월남은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하얀 아오자이에 모자를 쓴 월남 처녀들이 환하게 웃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그때 호지명(胡志明)이라 불린 호치민은 어린 나에게는 악당 월맹의 괴수였다. 몇 년 전에 베트남에서 근무하고 돌아온 친구에게서 호치민이 얼마나 베트남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