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13

사진기로 상상을 그리다

이젠 AI가 사진까지 창작하는 시대가 되었다. AI가 만든 사진이 현실보다 더 현실 같고, 인간이 찍은 것과 구별이 되지 않으면서 오히려 더 뛰어나다면 사진가의 영역은 어떻게 될 것인가. 앞으로 AI의 사진 기술은 상상할 수 없는 경지까지 발전할 것이다. 이 책의 제목에서 인공지능이 상상을 찍을 미래가 바로 코 앞에 닥쳐왔음을 예감한다. 책 내용은 AI나 미래와는 관계가 없다. 는 김석은 사진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중심으로 사진가가 된 과정과 본인의 사진관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김 작가는 우리 고장에 거주하고 있어서 관심이 가던 차에 읽게 되었다. 작가는 미술을 전공한 후 애니메이션 회사를 경영하다가 늦게 사진가의 길에 들어섰다. 미술에 대한 기본 소양과 재능이 있어선지 사진 분야에서도 금방 두각을 드러낸..

읽고본느낌 2023.03.07

새로운 세상이 다가온다

ChatGPT가 화제다. ChatGPT는 Open AI라서 회사에서 두 달 전에 공개한 인공지능 대화형 챗봇이다. 단순한 검색 기능을 넘어서서 인간과 수준 높은 대화가 가능한 인공지능이다. 놀라운 점은 ChatGPT가 시나 에세이, 논문까지 쓸 수 있다는 점이다. 나도 ChatGPT에 연결하여 이런저런 테스트를 해 보았다. 인간의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방대한 데이터에서 문장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뛰어남을 볼 수 있었다. 가끔 부정확한 자료가 뜨기도 한다. 그러나 금방 나온 초기 버전임을 감안하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가늠하기 어렵다. 인공지능의 시대가 성큼 다가선 느낌이다. ChatGPT에게 시를 하나 쓰게 해 보았다. 요청은 이렇게 했다. "일몰을 소재로 시를 하나 쓰고 싶어. 석양, 바다, 구름..

길위의단상 2023.02.06

인공지능 치팅

요사이 바둑계가 인공지능 치팅으로 시끌시끌하다. 발단은 지난 21일 춘란배 세계바둑대회 4강전에서 중국의 리쉬안하오 8단이 세계 1위인 우리나라의 신진서 9단을 압도적으로 이기자 중국의 양딩신 9단이 인공지능 치팅을 했다고 주장하면서였다. 양딩신도 8강전에서 리쉬안하오에게 완패를 했다. 양딩신은 SNS를 통해 리쉬안하오의 인공지능 치팅 의혹을 제기하며 "리쉬안하오와 20번기를 하고 싶다. 모든 신호가 차단된 대국장에서 화장실을 가지도 말고 대국을 하고 기보로 평가를 받자. 만약 내가 리쉬안하오에게 누명을 씌운 것이라면 바둑계에서 은퇴하겠다"라고 썼다. 중세 식의 결투 신청이다. 그러나 리쉬안하오가 어떤 방법으로 치팅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리쉬안하오는 전부터 의심을 받고 있었던 것 같다. 리쉬안하오는..

길위의단상 2022.12.26

소셜 딜레마

넷플릭스에서 본 다큐멘터리다.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들이 나와 SNS의 실상과 폐해를 알려준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것들이지만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는 걸 깨닫게 해 준 내용이었다. 내가 유튜브를 보게 된 건 몇 달 전부터다. 도올의 강의를 듣기 위해서였는데, 세상의 모든 정보가 이 플랫폼에 영상으로 올라와 있는 걸 보고 놀랐다. 포털보다는 유튜브에서 검색하는 게 훨씬 더 재미있다는 걸 알았다. 이제는 유튜브를 열면 내 성향에 맞거나 내가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제가 알아서 보여준다. 신기하기도 하지만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광화문에 태극기를 들고나오는 사람은 어떤 뇌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반대로 그들은 문재인을 나라를 망치는 빨갱이라고 ..

읽고본느낌 2020.10.17

릴라 아가씨와 바둑 두기

컴퓨터에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을 깔았다. 여러 인공지능 엔진이 들어 있는 통합팩이 있어 비교적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었다. 이제 나도 집에서 손쉽게 인공지능 바둑과 놀 수 있게 되었다. AI가 인간 바둑에 도전한 것이 2016년이었다. 알파고가 당시 세계 최고수였던 이세돌 프로에게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아무리 컴퓨터라 할지라도 바둑에서 인간의 창의력이나 상상력을 따라 올 수 없을 것이라고 대부분이 생각했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길 날은 먼 미래라고 믿었고, 이세돌의 압승을 예상했다. 그런데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이세돌은 다섯 판 중에서 어쩌다 겨우 한 판을 건졌을 뿐이었다. 그 뒤로 더욱 진화한 인공지능은 인간 기보의 도움 없이 자기 스스로 학습해서 이제는 넘사벽의 경지에 이르렀다. 프로 최고수가 두..

길위의단상 2020.03.01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터미네이터 1편이 나온 게 1984년이니 어느덧 36년이 되었다. 1편 뒤에 시리즈로 다섯 편이 제작되었고, 나는 세 편 정도를 본 것 같다. 이번에 나온 '다크 페이트'는 여섯 번째 작품이다. 옛 작품은 본 지가 오래돼서 기억에 떠오르는 장면들이 어느 편에 나오는 건지 헷갈린다.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연기한 터미네이터가 차를 몰고 추격하다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면서 어느 집 지붕을 뚫고 거꾸로 처박혔다. 죽든지 아니면 큰 부상이라도 당할 줄 알았는데, 아무 일 없다는 듯 옷의 먼지를 훌훌 털면서 집 밖으로 걸어나오는 장면이 있다. 터미네이터의 위력을 보여준 첫 장면이어서 기억에 남아 있다. 경찰관 복장을 한 액체 로봇 터미네이터 T-1000도 처음 봤을 때 놀라웠다.형상기억합금을 설명하면서 수업 시간에 써..

읽고본느낌 2020.01.23

타이젬 4단

기원에서 모여 바둑 두는 모임이 해체되고 난 뒤 심심해졌다. 바둑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취미인데 1년 넘게 바둑 둘 기회가 안 생겼다. 아는 사람 중에 바둑을 즐길 수담 친구는 없다. 있다면 불원천리하고 찾아갈 것이다. 요사이는 인터넷으로 바둑을 두는 사람이 많다. 인터넷 바둑은 편리하면서 상대가 많아서 좋다. 컴퓨터만 있으면 중국이나 일본 사람과도 대국할 수 있다. 전에 인터넷 바둑을 둬 봤지만 내 스타일과는 맞지 않아 곧 접었다. 인터넷 바둑은 속기로 너무 호흡이 빠르다. 장고파인 나는 도저히 적응이 안 된다. 두 번째는 바둑 두는 맛이 나지 않는다. 바둑판 위에 돌을 놓을 때의 감각과 소리가 없다. 인터넷에도 전자음 효과가 있지만, 실제 나무 바둑판 위에 돌이 접촉하는 맑고 경쾌한 소리를 따라올 수..

길위의단상 2020.01.20

이세돌의 일주일

5,000년 바둑 역사에서 제일 충격적인 사건이 재작년에 있었던 인간과 알파고의 대결이었다. 결과는 인간 대표로 나선 이세돌 구단이 1:4로 졌다. 일부 컴퓨터 전문가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예상 못한 쇼킹한 사건이었다. 바둑은 직관과 창의력이 중요하다. 컴퓨터가 따라올 수 없는 인간만의 능력이라고 누구나 믿었다. 컴퓨터가 아무리 빠른 계산력을 갖추어도 인간을 이기기는 힘들 것이라고 본 이유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인간을 뛰어넘는 감각적인 수에서도 컴퓨터가 앞섰다. 바둑은 알파고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정석이나 포석, 반면 운영에서 고정관념이 깨지고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요사이 프로기사 대국을 보면 알파고의 수를 흉내 내기 바쁘다. 작년에는 더 진화한 알파고가 세계 1위..

읽고본느낌 2018.02.11

알파고 제로

'알파고 제로' 버전이 새로 나왔다. 알파고 제로는 인간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학습하고 연구해서 바둑 실력을 키웠다는 점이 기존의 알파고와 다르다. 이세돌과 커제와 대결했던 알파고는 인간의 기보를 바탕으로 실력을 연마했다. 그런데 알파고 제로는 기존 지식을 완전히 배제한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했다. 알고리즘 설계 때 입력된 바둑의 기초 규칙 외에는 인간이 전혀 개입하지 않고 자가 강화학습을 통해 업그레이드되었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알파고 제로가 이전 알파고들을 모두 물리쳤다는 사실이다. 알파고 제로가 인간 기사를 넘어서는 데는 불과 70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알파고 제로는 현존 최고 레벨의 실력을 갖추게 되었고, 이제는 인간과 비교하는 게 무의미해졌다. AI의 능력이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 무서워지는..

길위의단상 2017.10.20

에이리언 커버넌트

에이리언 시리즈가 다루는 주제는 거창하다. 인류의 시작과 끝이다. 에이리언은 단순한 우주 괴물 이야기가 아니라, 창조와 파괴에 대한 거대한 서사라 할 수 있다. 엄청한 주제를 그런대로 잘 그려내고 있다. 신작 '에이리언 : 커버넌트'는 인류의 미래에서 AI의 역할에 대한 시사점을 준다. 인간에 의해 창조되었지만 자의식을 갖게 된 AI는 인류는 파멸시키는 데 앞장 선다. 영화에서는 두 AI가 나온다. 선한 월터와 악한 데이빗이다. 그러나 나중에 보면 둘은 마치 공모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는 프로그램이 어떻게 되든 창조와 파괴에 대한 본능을 갖고 있게 되는지 모른다. 결국은 인류를 멸종시키고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켜 우주를 지배하려 한다. 정확한 결말은 속편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A..

읽고본느낌 2017.07.17

호모 데우스

전작 가 인류가 어떻게 지구를 정복하게 되었는가를 다루었다면, 이 책은 21세기 신기술과 만나게 되는 인류의 미래를 예견한다. 인간은 상호주관적 실재를 믿는 능력으로 대규모 협력이 가능했고, 농업혁명과 과학혁명을 거치며 여기까지 왔다. 그런데 이제는 완전히 새로운 시기가 도래했다. 이 책 에서는 인본주의 혁명에 대해서 자세히 다룬다. 신이 사라진 자리의 빈 구멍을 메워준 것이 인본주의 종교였다. 지난 수백 년 동안 세계를 정복한 새로운 교리가 인본주의다. 중세에서는 모든 판단을 종교의 경전이 했다. 진리는 이미 계시되어 있었다. 그러나 근대에서 의미와 권위의 최고 원천은 자신의 내면이 되었다. 기아, 질병, 전쟁을 극복한 인류는 자유 인본주의 정신에 따라 자연스럽게 불멸, 행복, 신성을 추구하게 될 것이..

읽고본느낌 2017.06.25

진화하는 AI

알파고가 더욱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왔다. 작년에 이세돌 프로를 눌러 놀라게 하더니 이번에는 강화 학습을 통해 실력이 몇 단계 더 향상된 2.0 버전이 되었다. 중국에서 세계 1위인 커제와 대결 중인데 기보를 보니 인간은 이제 상대가 안 된다. 작년까지는 알파고가 프로들 기보를 보면서 공부했는데, 이제는 자기 스스로 학습한다고 한다. 바둑에 관한 한 거의 신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아무리 컴퓨터가 발전해도 창의성에서는 인간을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고 전에는 생각했다. 바둑에서도 그랬다. 바둑에서 경우의 수는 우주에 있는 원자 숫자보다 많다면서 컴퓨터는 도저히 그 모두를 계산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 선입견이 작년에 알파고가 등장하면서 허무하게 무너졌다. 그때도 엄청난 충격이었지만 더 ..

길위의단상 2017.05.25

알파고

지난주에 깜짝 놀랄 만한 뉴스가 있었다. 구글에서 개발한 바둑 대국 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 Go)가 유럽 챔피언인 중국인 프로기사 2단을 5:0으로 이겼다는 소식이다. 그리고 다음 달에는 이세돌 9단과 대결한다. 컴퓨터가 이렇게 빨리 인간의 능력에 도전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나온 바둑 프로그램은 아마 3, 4단 수준 정도다. 어느 정도 바둑을 두는 사람은 컴퓨터와 게임을 하는 게 싱겁다. 그런데 알파고는 몇 단계를 뛰어넘어 프로의 수준까지 올라갔다. 방법은 잘 모르지만 자기 스스로 최적의 수를 찾아내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는 것 같다.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까지 갖추었다면 앞으로 인공지능의 능력은 어떻게 발전할지 상상하기 어렵다. 체스에서는 오래전에 컴퓨터가 인간을 이겼다. 그러나 바둑..

길위의단상 2016.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