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본느낌

사진기로 상상을 그리다

샌. 2023. 3. 7. 10:08

이젠 AI가 사진까지 창작하는 시대가 되었다. AI가 만든 사진이 현실보다 더 현실 같고, 인간이 찍은 것과 구별이 되지 않으면서 오히려 더 뛰어나다면 사진가의 영역은 어떻게 될 것인가. 앞으로 AI의 사진 기술은 상상할 수 없는 경지까지 발전할 것이다. 이 책의 제목에서 인공지능이 상상을 찍을 미래가 바로 코 앞에 닥쳐왔음을 예감한다. 책 내용은 AI나 미래와는 관계가 없다.

 

<사진기로 상상을 그리다>는 김석은 사진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중심으로 사진가가 된 과정과 본인의 사진관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김 작가는 우리 고장에 거주하고 있어서 관심이 가던 차에 읽게 되었다. 작가는 미술을 전공한 후 애니메이션 회사를 경영하다가 늦게 사진가의 길에 들어섰다. 미술에 대한 기본 소양과 재능이 있어선지 사진 분야에서도 금방 두각을 드러낸 작가다.

 

작가는 매너리즘을 경계하면서 사진에 자신의 시선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진은 '안 보이는 것', 즉 사랑, 기쁨, 슬픔 등 동사와 형용사를 표현하는 것이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테크니션일 뿐이다. 대체로 5년 동안 사진에 전념하면 기술자가 될 것인지 예술가가 될 것인지를 선택할 때가 온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담기 시작할 때 비로소 예술가로서의 사진가가 된다고 작가는 말한다.

 

이런 책을 통해 프로 사진가의 영역을 들여다본다.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겠지만 열정 없이 이루어지는 일은 없음을 확인한다.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不狂不及]'는 옳다. 작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 지구의 끝까지 찾아가는 작가의 열정이 경이롭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소망'을 노래한다고 한다. 책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나의 소망은

영원에 대한 동경이며 대지에서 창공으로의 비약이다.

 

영원의 날개를 통해서 영혼의 갈망점,

영혼의 종착역을 찾고자하는 '갈망'을 담고 있다.

 

나는 오늘도 상처받은 꿈을 갖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소망의 날개를 달아주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다.

 

날개를 잃었을 때의 절망에서

날개를 달았을 때의 희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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